사상최고 실적에도 하락하는 은행주…"결국 수급 문제"
사상최고 실적에도 하락하는 은행주…"결국 수급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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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외국인 매도세 약해 실적반영 안돼
저평가 과도…하반기 턴어라운드 전망
은행주 변동추이
은행주 변동추이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지난 1분기에 이어 상반기에도 은행권이 사상최고 실적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여전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결국 수급 문제"라고 진단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신한·하나금융등 3대 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동안 총 6조3206억원을 벌어들였다. 지난해 5조9105억원보다 4101억원(6.94%) 증가한 규모다. 추세대로라면 사상 최고 기록을 다시 갱신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하반기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 금리 인상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까지 예고되고 있어 은행 수익 확대는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순이자마진(NIM)이 상승해 금융사들의 순이익도 덩달아 늘어난다.

그럼에도 은행주의 가격은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KB금융의 주가는 지난 2일 5만2500원을 기록해 1월2일 대비 1만600원(16.80%) 하락했다. 신한금융 역시 같은 기간 6850원(13.87%) 하락했고, 하나금융도 7000원(13.75%) 낮아졌다. 유일하게 우리은행만 850원(5.34%) 상승했다.

실적 증가가 주가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분기에도 은행들은 사상 최고 실적을 냈음에도 주가는 하락했다. 당시에는 금융지주의 지배구조, 은행권 채용비리, 금융규제 등 요인이 지목됐다.

하지만 상반기에는 이런 요인들이 대부분 해소됐는데도 주가가 하락했다.

시장은 이를 두고 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으로 분석했다. 기관이나 외국인의 매수세가 약해 실적과 관계없이 반대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KB금융의 경우 지난 8월 2일까지 기관은 148만주, 외국인은 44만주를 순매도했다. 신한금융은 외국인이 250만주를 매수했지만 기관이 539만주를 매도했고, 반대로 하나금융은 기관이 259만주를 매수했지만 외국인이 447만주를 매도해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관은 정부가 소비자보호 등 금융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은행주에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며 "외국인 역시 환율이 올라가는 상황에서는 코스피나 은행주를 살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외국인의 경우 최근 10년 내 지분율이 가장 높은 수준인 만큼 더 살만한 여력이 없다는 것도 은행주의 하락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 때문에 은행주가 저평가 됐다며 향후 우상향할 것이란 의견도 제시됐다.

최 연구원은 "대외 변수만 완화된다고 해도 호실적을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 주가 수준은 과도한 저평가 국면으로 판단된다"며 "현재 은행들의 펀더멘털이 과거 금융위기들에 비해 안정적인 것을 고려하면 현재 은행주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주의 경우 기업 중심의 대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시장금리 상승으로 NIM이 개선되면서 높은 수준의 경상이익 레벨이 유지되고 있다"며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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