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패스트리테일링그룹, '지유'로 한국 2차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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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값 무기로 내세워… 국내 SPA 경쟁 가열 전망
오사코 히로후미 에프알엘코리아 GU한국 사업책임자가 19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한국 1호점에 선보일 의류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현경 기자)
오사코 히로후미 에프알엘코리아 GU한국 사업책임자가 19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한국 1호점에 선보일 의류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현경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제조·유통 일괄(SPA) 브랜드 유니클로로 재미를 본 일본 패스트리테일링그룹이 올가을 자매브랜드 지유(GU)로 한국 시장 2차 공격에 나선다. 통이 넓은 '가우초 바지'처럼 그해 유행하는 옷으로 대박 행진을 이어온 지유는 '기본템'이 많은 유니클로와 협력해 세계 1위 브랜드로 성장한다는 포부다.

유노키 오사무 지유 대표이사 사장은 19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니클로와 경합하지 않고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두 브랜드를 모두 세계 1위로 키우겠다"며 "영국 런던과 일본 도쿄에 위치한 연구·개발(R&D) 센터 정보와 세계 패션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 서비스로 일본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다"고 밝혔다.

2006년에 탄생한 지유는 일본에 약 370개 매장을 뒀으며,  2013년 중국 상하이 1호점을 시작으로 홍콩과 대만으로도 진출했다. 한국 1호점을 내게 되면 해외에만 20개 매장을 갖게 된다. 지유 한국 1호점이 들어서는 곳은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롯데월드몰. 9월14일 건물 지하 1층에 420평 규모로 꾸며진다. 남성과 여성은 물론 키즈 라인까지 선보이며, '오버 사이즈 코트'와 '스키니 바지'처럼 한국 소비자 취향을 담은 상품을 앞세울 예정이다. 소비자 스타일링을 돕기 위해 매장엔 색상과 메이크업 전문 연수를 받은 '지유 어드바이저'도 둔다.

패스트리테일링그룹은 그동안 지유의 한국 출시를 꾸준히 검토해왔다. 한국은 아시아 시장 시험무대로 꼽히는 데다 일본에서 지유를 체험한 한국 소비자들의 꾸준한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노키 사장은 "일본 지유 매장을 방문한 한국 소비자와 한국 유니클로 점포를 찾는 분들로부터 지유 출시 요청을 많이 받아왔는데, 장소가 가장 중요했다"며 "롯데월드몰은 폭넓은 소비자층이 찾는 만큼 지유 콘셉트와 잘맞아 떨어져 매장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유는 '990엔(9900원) 청바지'로 돌풍을 일으키며 일본에서 싼값으로 승부를 본 만큼 한국에서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을 보인다. 가격대는 한국 패션업계에서 가장 촉각을 세우는 부분이기도 하다. 유노키 사장은 "세금이 붙기 때문에 일본에서보다 조금 더 비싸질 수 있지만, 유니클로와의 가격 차는 일본에서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처음부터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기 위해 공통된 소재 사용, 안정적인 공장 확보, 물류비 절약에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엄마가 같은 유니클로와 지유는 매장도 늘 가까이에 붙어있다. 유노키 사장이 두 브랜드 간 상호작용을 핵심으로 꼽은 만큼 앞으로도 최대한 두 매장을 가까운 곳에 둘 예정이다. 유노키 사장은 "일본에선 유니클로와 지유 점포가 주로 인접한 곳에 있다"며 "가까운 곳에 출점하면서 두 브랜드 매출이 모두 상승한다. 한국에서도 기회가 닿는다면 이 같은 형태로 점포를 늘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SPA 공룡' 유니클로 동생 합세로 국내 SPA 브랜드 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토종 브랜드는 물론,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 H&M을 보유한 에이치앤엠헤네스앤모리츠, 자라를 보유한 자라리테일코리아가 혈투를 벌이고 있는 데다가 지난해 에이치앤엠헤네스앤모리츠의 브랜드 '앤아더스토리즈'와 홍콩 브랜드 '식스티에잇'까지 국내 진출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SPA 전쟁에 미국 SPA 브랜드 '포에버21' 신사동 가로수길 2호점은 2015년 문을 닫았고, 스페인에 본사를 둔 '망고'는 매장을 축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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