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헬스푸드-1] 닥터키친 당뇨환자식 체험
[시니어 헬스푸드-1] 닥터키친 당뇨환자식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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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없고 싱겁다 편견 깨려 반조리 상태 새벽배송 서비스"

 

닥터키친 당뇨 환자식 조리법과 영양성분 등이 적힌 레시피 카드. (사진=박지민 기자)
당뇨환자식 조리법과 영양성분 등이 적힌 레시피 카드. (사진=박지민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지민 기자]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1명이 걸릴 만큼 흔하지만 완치가 어렵고 뇌경색, 동맥경화 등 각종 합병증을 불러일으키는 질환. 바로 당뇨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해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를 285만명으로 집계했다. 2014년 243만명에서 3년 사이에 42만명이나 늘었다. 

당뇨병은 나이가 들수록 많이 걸린다. 65세 이상 성인 가운데 당뇨병 환자 비중은 29.8%에 이른다. 당뇨병에 걸리면 식이조절이 필수다. 혈당수치가 높아지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그러나 평소 먹던 자극적 음식을 포기하고 저염·저당식을 평생 이어가는 건 여간 어렵지 않다. 

식이요법 스타트업 '닥터키친'은 맛없는 저혈당 식단을 힘들어하는 당뇨환자들에게 주목했다. '맛있으면서도 혈당을 조절할 수 있는 식단을 만들 순 없을까?' 이런 고민은 맛있는 '당뇨환자식' 개발로 이어졌다. 정말 '맛있는 당뇨환자식'이 가능한 걸까. <서울파이낸스>는 3일에 걸쳐 닥터키친의 당뇨식단을 체험해봤다.

배송된 식재료로 직접 요리한 음식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안동찜닭', '돼지고기장칼국수', '구수계', '미소된장삼치구이'. (사진=박지민 기자)
배송된 식재료로 직접 요리한 음식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안동찜닭', '돼지고기장칼국수', '구수계', '미소된장삼치구이'. (사진=박지민 기자)

◇ 조리과정 '간단', 맛은 '엄지 척' 

현관문을 여니 문 앞에 큼직한 스티로폼 상자가 놓여 있다. 이른 새벽에 배송기사가 놓고 간 것. 닥터키친은 소비자가 식재료를 신선한 상태로 받아볼 수 있도록 수도권 지역에 한해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상자를 열어보니 날짜와 요리명이 적힌 비닐 안에 밀봉 처리된 식재료와 양념, 조리법(레시피) 카드가 들었다. 즉석밥과 반찬류 4종도 함께 왔다. 레시피 카드에는 조리법과 함께 요리 설명, 보관법, 영양성분, 곱빼기 만들기 팁, 식단표가 적혀있다. 곱빼기 만들기 팁은 집에 있는 재료로 음식을 더 넉넉하게 만들어 가족들과 함께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배송된 재료로 '구수계'를 만들어봤다. 구수계는 중국 사천요리의 한 종류로, 익힌 닭고기에 매콤하면서 얼얼한 소스와 오이를 곁들인다. 조리법은 간단했다. 끓는 물에 닭고기를 익힌 뒤 준비된 소스를 끼얹으면 완성이다. 완성된 요리를 냉장고에 넣고 10분간 식혀 먹으면 된다. 

다른 메뉴도 대체로 5~10분이면 완성됐다. 반조리 상태로 배송되기 때문에 재료를 손질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밥도 전자레인지에 2분(1개 기준)만 돌리면 바로 먹을 수 있다. 

완성된 요리를 먹어봤다. 식당에서 사먹는 음식과 견줘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맛있다. 당뇨병 환자들을 위한 식단이니 싱겁지 않을까 여겼는데, 의외로 단맛과 짠맛이 부족함 없이 어우러졌다. 특히 저당질 식재료가 내는 식감이 독특했다. 즉석밥에는 쌀 대신 귀리와 곤약이 들어있는데, 톡톡 터지는 식감이 좋았다. '돼지고기장칼국수'에는 밀가루 면 대신 포두부가, '안동찜닭'에는 당면 대신 실곤약을 넣었다. 

식재료는 밀봉돼 각 메뉴별로 나눠져 있다. 아이스팩이 담긴 스티로폼 상자로 배송되기 때문에 신선한 상태가 유지되며 수도권 지역은 새벽배송해준다. (사진=박지민 기자)
식재료는 메뉴별로 밀봉됐다. 아이스팩이 담긴 스티로폼 상자로 배송되기 때문에 신선하다. 수도권은 새벽에 배송해준다. (사진=박지민 기자)

◇ "체계적 맞춤형 식단 제공" 

식단은 싱겁지 않아서 일반식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당질과 나트륨을 일반식보다 50% 이상 줄였다. 일대일 전문 상담사를 배치해 소비자 건강 상태와 생활방식에 맞춘 식이요법을 제공한다. 

닥터키친은 특급 호텔 조리사들과 함께 420여개 당뇨 환자식을 개발했다. 당질이나 포화지방, 나트륨 등은 최대한 적게 넣고 식이섬유 등 좋은 성분을 더한 메뉴들이다. 소고기야채말이, 해물강된장쌈밥, 버섯불고기, 고갈비, 굴소스해물야채볶음 등 종류도 다양하다. 

닥터키친은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등과 공동연구 및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당뇨 예방과 관리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식단을 찾기 위해서다. 최태형 닥터키친 이사는 "당뇨병은 식단조절이 가장 중요하지만 저염·저당식을 오래 지속하는 게 쉽지 않다"면서 "환자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고 식단조절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도록 식단을 고안했다"고 말했다. 

최 이사는 "건강한 식생활을 해볼까 하는 소비자들과 실제 환자들의 고민은 다르다"면서 "당뇨 환자들이 절감하는 식이조절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닥터키친 식단으로 차린 안동찜닭 한 상. 밑반찬 4종과 귀리밥도 식단에 포함돼 있다. (사진=박지민 기자)
닥터키친 식단으로 차린 안동찜닭 한 상. (사진=박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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