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 통화정책에 換시장 '요동'…원달러 환율 14.6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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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우려 겹쳐 단숨에 연중 최고치…1100원 목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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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원·달러 환율이 15원 가까이 오르며 요동쳤다. 간밤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 결과가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적으로 해석된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우려가 본격화 하며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4.6원 오른 달러당 1097.7원에 거래를 마치며 1100원선을 눈 앞에 뒀다. 이날 전일 대비 4.9원 오른 1088.0원에 출발해 장 막판 달러당 1097.8원까지 치솟은 환율은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20일(달러당 1100.6원)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날 환율이 급격히 상승한 원인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결정에 더해 14일(현지시간) ECB의 양적완화(QE) 연장 및 제로 금리 유지 방침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미 연준은 FOMC를 열고 정책금리를 연 1.75∼2.00%로 0.25%p 인상했다. 지난 3월 인상 이후 3개월 만에 두 번째 금리인상에 나선 것이다. 이로써 미국은 10년 만에 기준금리 2% 시대를 다시 열었다. 연준은 또 점도표를 통해 올해 금리인상 횟수를 기존 3차례에서 4차례로 상향조정했다. 제롬 파월 의장이 이끄는 현 연준이 '매파적' 성향을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온 것도 시장의 경계감을 높였다.   

여기에 ECB 회의 결과로 유로화가 급락하며 달러화가 큰 상승 압력을 받았다. ECB는 연내 QE를 종료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제로' 수준의 기준금리를 내년 여름까지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시장은 ECB의 통화정책 방향을 비둘기적으로 평가하며 QE 종료보다 제로금리 유지 방침에 더 주목했다. 

연준과 ECB의 이 같은 스탠스가 달러 강세(원화 약세)를 이끈데다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 우려가 커지면서 환율은 상승폭을 확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00억달러(약 54조1250억원)에 달하는 중국산 제품에 25% 고율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면서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는 상대적으로 위험자산 성격이 강한 원화를 내리 누르는 재료로 소화됐다. 아울러 중국의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정투자 등 경제지표도 부진하게 발표됐다.

이날 급격한 환율 급등에도 외환당국의 개입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준우 DGB대구은행 과장은 "이날 변동성으로 시장이 잠시 활력을 띤 데다 최근 6개월 간 환율 움직임이 비정상적으로 약했던 측면이 있다"며 "이미 1월부터 6월까지 환율 관리가 잘 되고 있었던 상황이라 이날 당국이 나서서 개입할 명분도, 여지도 미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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