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은 후분양제…재건축 조합 'Ok'·건설사 'No'
말 많은 후분양제…재건축 조합 'Ok'·건설사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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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후분양제 로드맵 발표
'실수요자에 득 없다'는 분석도
서울의 한 신축아파트 공사현장.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의 한 신축아파트 공사현장.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이르면 이달 발표될 아파트 후분양제 로드맵을 앞두고 업계 안팎에선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재건축을 앞둔 단지들 사이에서는 사업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는 반면, 건설사들은 금융비용 부담을 우려하며 볼멘소리를 내놓기 바쁘다.

최근 들어 공정률 80% 이후 분양을 진행하더라도 수요자들이 마감재 등을 살펴보지 못할 뿐더러 집값 대부분을 목돈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되면서, 후분양제를 둘러싼 실효성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재건축 단지, 분양가 제한 피하려 '후분양제' 관심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르면 이달 말 '제2차 장기주거종합계획'을 통해 후분양제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공공분양주택부터 후분양제를 순차적으로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로드맵에는 시행을 위한 구체적인 과정과 인센티브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후분양제는 하자 문제 등 분양 이후에 발생하는 문제에 취약하고, 분양권 전매 등 투기를 조장한다는 선분양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아파트의 윤곽이 어느정도 드러날 때 수요자 모집에 나서는 게 골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위에서는 '공정률 80%' 이후 분양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건축 시장에서는 후분양이 정부의 분양가 제한을 피해가기 위한 하나의 '방책'으로 통하는 눈치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상한제로 '분양가 하락→분담금 상승' 구조가 이어지자, 후분양제로 이익을 극대화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아파트 골조공사를 3분의 2 이상 진행한 후 분양을 실시하면 HUG의 분양보증을 받지 않아도 돼, 분양가 규제망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실제 서울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후분양제 도입 논의가 활발하다. 서울 동작구 흑석뉴타운 9구역 재개발 사업권을 놓고 2파전을 벌이고 있는 GS건설과 롯데건설은 조합에게 후분양제를 제시했다. 특히 GS건설은 분양시기를 조절해 수익성을 키울 수 있는 '골든타임 후분양제'라는 조건을 걸었다. 

강남구 대치동 쌍용2차 재건축 수주전에 뛰어든 대우건설도 내달 2일 시공사 선정 총회에 앞서 후분양제 카드를 내밀었다. 

◇중소·중견건설사 "부담 커"…실수요자 혜택도 '갸우뚱'

이처럼 대형건설사들이 잇따라 후분양제 방안을 택하고 있으나, 이를 선호한다고 보기는 힘들다. 수주전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선택하는 자구책일 뿐, 커지는 금융부담이 달갑지 않다는 게 대형과 중견건설사의 공통된 얘기다. 

그도 그럴것이 앞서 정부가 제안한 주택도시기금 대출이자와 한도, 분양보증 등의 기준 완화를 감안하더라도 후분양을 택하면 짊어져야 할 짐이 적지 않다. 분양자들의 계약금과 중도금 등으로 공사대금을 조달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중견건설사들은 사업 진행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그나마 자금력이 탄탄한 대형건설사들은 곳간을 열면 되지만, 늘어나는 부담은 마찬가지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후분양제가 민간부문까지 확대되면 중견사의 설 자리는 더욱 줄어들게 될 것"이라면서 "발표될 로드맵에 건설사를 위한 금융지원 등 보완책이 구체적으로 마련돼야 타격이 조금이나마 완충될 것 같다"고 토로했다.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제도 자체적 결함에 대한 지적도 본격적인 도입에 앞서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선분양의 문제점으로 꼽히는 하자 발생은 주로 마감재와 연관되는데, 공정률 80% 이후 분양을 하더라도 수요자들은 마감재 등을 확인할 수 없다는 우려가 많다.

더욱이 분양시점과 입주시점의 간격이 좁기 때문에 수요자들이 단기간에 목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도 부작용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시행하는 정책이 오히려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며 "특히 재건축 단지는 후분양을 통해 향후 분양가를 더 높게 책정할 수 있어, 실수요자의 입장에서도 크게 얻는 것이 없지 않겠나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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