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현산 회장 야심작 '용산 아이파크몰' 통했다
정몽규 현산 회장 야심작 '용산 아이파크몰' 통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에 위치한 용산 아이파크몰 전경. (사진=현대산업개발)

문화·관광 아우른 3세대 쇼핑몰 육성…시내면세점 유치 '신의 한수'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정몽규 현대산업개발(현산) 회장이 공을 들인 유통 사업이 빛을 발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은 차별화 전략으로 유통 시장에 안착한 뒤 공격적 확장에 나섰다.

현대산업개발은 2004년 '스페이스9'을 열고 유통업에 뛰어들었다. 복합 상가 형태로 스페이스9을 운영하다가 2005년 10월 이름을 아이파크몰로 바꿨다. 이듬해 리빙관(현 디지털전문점)과 패션관을 열면서 지금의 복합쇼핑몰 형태를 갖췄다.

당시 유통 업계는 현산의 유통업 진출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이미 재벌들을 중심으로 큰 틀이 짜인 상태였기 때문이다. 특히 건설사가 유통 시장을 파고들기 어려울 것으로 여겼다.

정몽규 회장은 기존 유통 대기업들의 뒤를 좇는 대신 현산이 잘할 수 있는 건축기술을 유통 사업에 접목시키는 차별화 전략을 꾀했다. 바로 '몰링(malling)'이다.

몰링은 문화 체험형 공간을 복합쇼핑몰에 선보이면서 고객들이 쇼핑과 여가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개념이다. 신세계그룹이 지난해 9월 스타필드 하남을 선보이면서 다시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아이파크몰은 이보다 10여년 앞서 몰링 개념을 도입했다. 2005년 스타크래프트 같은 e-스포츠를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2011년과 2012년 각각 아이스링크, 풋살경기장도 선보였다.

2015년에는 옥상의 풋살경기장을 3개에서 5개로 늘렸다. 대한축구협회장을 맡고 있는 정 회장은 축구사랑을 증명하듯 올해 5월 국내 최초로 실내 풋살장도 마련했다. 이로써 아이파크몰에는 총 8개 풋살장이 조성됐으며 축구인들 사이에 '풋살타운'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연간 풋살장 방문객 수는 15만명에 달한다.

▲ 지난해 3월25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신라아이파크면세점' 그랜드 오픈식에 참석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왼쪽)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태희 기자)

아이파크몰 관계자는 "엔터테인먼트 쇼핑몰로 도약하기 위해 2010년대 초반 아이스링크와 풋살장 등 레포츠 시설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4계절에 맞춰 놀이시설, 워터파크, 문화공연, 아이스링크 등을 운영해 도심 테마파크로 자리 잡았다"면서 "실제로 풋살장이나 워터파크 등 체험형 콘텐츠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쇼핑 전환율이 높아 현재 증축 공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산은 지난해 12월 1000여억원을 들여 아이파크몰 증축에 나섰고, 올해 7월 1차 공사를 마쳤다. CJ CGV는 본사를 아이파크몰로 옮기면서 20개의 영화관을 열었다. 오는 22일 아이파크몰은 '리빙파크'를 선보이며 키덜트, 가구, 리빙, 인테리어 등 라이프스타일을 총망라한 매장을 조성한다. 내년 상반기 주차장과 패션파크 증축공사까지 마치면 영업면적은 28만㎡에서 34만㎡로 늘어난다.

정 회장은 2015년 2월 아이파크몰 10주년 행사에서 발표한 '비전 2020년'을 차례대로 이뤄내고 있다. 당시 정 회장은 아이파크몰을 엔터테인먼트 쇼핑몰에서 확장된 개념인 '글로벌 어뮤즈먼트(Global Amusement)'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그 첫 번째 청사진으로 꼽은 게 면세점 사업이다.

현대산업개발은 2015년 4월 호텔신라와의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을 세웠다. 지분율은 현대산업개발 25%, 현대아이파크몰 25%, 호텔신라 50%다. HDC신라면세점은 그해 7월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됐다. 현산이 면세점까지 유통 사업 영역을 넓힌 셈이다.

HDC신라면세점이 운영하는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2015년 12월 문을 열었고,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HDC신라면세점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4777억3100만원이다. 영업이익은 36억1700만원을 기록했다.

아이파크몰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에는 쇼핑·문화·여가시설을 모두 갖춘 '제3세대 쇼핑몰'로 발돋움하게 된다"며 "드래곤시티와 아모레퍼시픽 사옥 등 용산 시대를 맞아 관광과 한류 콘텐츠의 결합까지 면세점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콘텐츠를 발굴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