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3세 '불꽃같은 酒暴'···경영승계 시나리오 삐걱
한화 3세 '불꽃같은 酒暴'···경영승계 시나리오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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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왼쪽)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사진 연합뉴스)

법적문제 확대 땐 가중처벌···한화, '폭력기업' 낙인 찍힐까 '전전긍긍'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진정한 반성은 없었다. 지난 1월 술에 취해 종업원을 폭행하는 등 난동을 부려 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3남 김동선 씨가 또다시 음주폭행으로 구설에 올랐다.

당시 김 씨는 재판부에 연신 고개를 숙이며 잘못을 빌었고 재판부는 그가 반성하고 있고 동종 범죄를 일으키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는 이유로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그러나 법원의 선처에도 김 씨가 반성을 잊은 채 음주 폭행을 저지르면서 한화그룹은 이미지 추락은 물론 폭력기업으로 낙인찍힌 모습이다.

김 씨는 지난 9월 지인의 초대로 국내 대형 법무법인 소속 신입 변호사 10여 명의 친목 모임에 참석했다가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만취해 변호사들에게 막말하고 폭행하는 등 '갑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변호사들은 김 씨의 폭행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지만 향후 이 문제가 법적인 문제로 확대될 경우 현재 집행유예 기간인 김 씨는 가중처벌을 면치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한화 총수 一家, '폭력'으로 수차례 사회적 물의 일으켜 

한화그룹 총수 일가의 폭행 전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이른바 보복폭행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회장은 당시 대학생이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가 북창동 유흥주점 종업원과 시비가 붙어 다치자 이들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본식 주점으로 불러냈고 다시 이들을 차에 태운 뒤 청계산 자락에 있는 한 공사장 창고 건물로 끌고 가 쇠파이프와 전기 충격기 등으로 폭행했다.

결국 김 상무가 벌인 사건에 해결사 노릇으로 김 회장은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명령 200시간을 선고받았다.

이후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는 뺑소니와 대마초 흡연으로 물의를 일으키며 사회적 지탄을 받았었다.

김 상무는 2011년 사고를 낸후 아무런 구호 조치 없이 도주해 벌금 700만원을 선고 받았고 2014년에는 주한미군 사병이 밀반입한 대마초 일부를 건네받아 4차례 피운 혐의로 기소돼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약물치료 강의 수강명령을 선고받았다.

3남 김동선 씨는 이번 변호사 폭행 사건이 불거지기 전인 2010년과 2017년 초 두 차례 폭행 전력으로 법원으로부터 실형 선고를 받은 바 있다.

김 씨는 2010년 서울 용산에 있는 고급 호텔 바에서 일행과 술을 마시다 만취해 여종업원 성추행하고 보안직원 2명을 폭행해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

올해 초에는 서울 강남의 한 위스키 바에서 종업원 2명을 폭행하고 이를 말리는 종업원을 향해 위스키병을 휘두르는 등 위협을 가했고 연행되는 과정에서 순찰차 내무 유리문과 카시트를 파손하는 난동을 피웠다 이 사건으로 김 씨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80시간 승마협회 견책처분을 받았다.

◇ 삐걱대는 김승연 회장 승계 시나리오

김 씨는 2014년 한화건설 과장으로 입사한 후 차장을 승진, 신성장전략팀장을 맡으며 한화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찾는 중책을 맡았다.

이런 이유로 재계는 김승연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할 경우 김 씨에게 한화그룹 계열사 중 건설과 신사업 부분을 물려줄 것으로 관측했다.

그런데 김 씨가 올해 초 술집 난동 사건을 일으켰고 이 사건으로 구속된 그는 변호사를 통해 한화건설 명예를 실추한 잘못을 임직원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고 사직했다.

재계 일각에선 여론이 잠잠해지면 언제든지 경영일선에 복귀할 수 있어 김 회장의 경영 승계 시나리오에 제동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영능력과 개인 생활은 별개라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김 씨가 또다시 음주폭행 사건을 일으켰고 음주폭행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 데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어 김 회장의 경영 승계 시나리오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김 씨의 상습폭력 전과가 자칫 기업 이미지 추락으로 주가 하락 등 위험요소를 안고 있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어 주주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한편 김 씨는 21일 "피해자 분들께 엎드려 사죄드리고 용서를 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보도된 당시의 상황은 저도 깜짝 놀랄 만큼 도가 지나친 언행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고, 지금은 제가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을 만큼 부끄럽습니다"며 "진작에 사죄드렸어야 할 일을 까마득히 모르고 지냈으니 제가 이제 와서 이 일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당황스럽기만 합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씨는 "그동안 부모님께서 늘 말씀하셨던대로, 제가 왜 주체하지도 못할 정도로 술을 마시는 지 또 그렇게 취해서 왜 남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서 깊이 반성하며 적극적으로 상담과 치료를 받아서 다시는 이런 일이 절대 생기지 않도록 하겠습니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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