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일자리는 늘어날 것인가. 치열한 글로벌 경쟁 체제에서 메가 트렌드를 놓쳐 일순간에 도태되지 않기 위해 4차산업혁명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도처에 보인다. 기업은 물론 국가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중요 사안이란 인식이 깊게 깔려 있다.

4차산업혁명의 키워드는 로봇,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이 있다. 이들과 관련한 산업이 성장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양과 질이 그렇지 못한 부문을 상쇄하고도 남는다면 일자리는 늘어나는 것이다. 최소한 로봇 관련 산업의 성장으로 인한 관련 일자리 창출이 로봇 때문에 사라지는 일자리보다 많아야 한다.

당장 내년부터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기업과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은 한계 상황에 몰리는 막기 위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카페 주인이 커피를 내리고 이왕이면 라떼 아트도 할 수 있는 숙련된 바리스타를 고용한다 가정해 보자. 고용주인 카페 주인은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매달 고정비가 느는 것보다는 관련 자동화 기계(로봇)가 있다면 도입을 선호할 것이다. 실제 라떼 아트를 만드는 기계가 이미 있으며 사람이 하는 것보다 정교하고 다양한 문양이 가능하다. 음식점도 푸드테크가 진전되면서 설거지, 심지어 요리까지 로봇이 대체할 기세이다. 편의점과 패스트푸드점 등도 무인 시스템을 도입해 테스트중이다.

일자리 문제는 쉽지 않다. 단기간에 해결 될 사안이 아니어서 정부는 우선 공공기관 중심으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정부 개입을 통해 시장 실패를 줄여볼 생각이지만 정부 개입이 오히려 시장실패를 더욱 가중하는 경우도 있어 실효성은 더 지켜봐야 한다.

우리나라의 임시직, 계약직을 포함한 비정규직이 증가한 것은 특히 IMF 이후로 오래된 일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비정규직은 664만4000명으로 32.8%에 달한다(2016년 8월 기준). 비정규직에 대한 정의도 여전히 혼돈스럽다.

긱 경제(Gig Economy)라는 신조어가 있다. 기업들은 정규직을 선호하지 않아 임시직, 계약직이 늘어난 현재의 경제구조를 일컫는 말이다. 이러한 긱 경제에서는 노동 개념 등에 대해 기존과는 다른 발상의 전환을 요구한다.

다이앤 멀케이가 ‘긱 이코노미’에서 언급했듯이 긱 경제는 직장이 아니라 일을 바탕으로 하는 경제다. 국내에서 논란이 있었지만 택시기사가 아니어도 자신의 시간을 활용하면서 우버와 같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일정 소득을 내는 직업과 같이 새로운 고용 형태들이 나타난다.

긱 경제에 대처하기 위해 개인은 기술, 경험, 네트워크, 지식을 증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한 정직원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는 전형적인 현 직장 시스템 외 새롭고 다양한 고용 형태에 걸맞은 노동제도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하버드 대학교의 경제학자 래리 카츠와 프린스턴 대학교의 앨런 크루거 교수는 세금 관련 자료를 토대로 2005년부터 2015년까지 미국 경제의 순성장은 정규직이 아니라 대체직업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숙련 노동자에게는 ‘좋은 직업에서 더 가치 있는 일’, 덜 숙련된 노동자에게는 ‘열악한 직업에서 나은 일’을 제시하는 긱 경제의 의미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처하는 아젠다로 곱씹어 볼만하다. 비정규직과 관련한 노동제도도 4차산업 혁명 시대에 맞게 보다 근본적인 고민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