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예상대로 기준금리 동결…수출 회복·가계 빚 고려
금통위, 예상대로 기준금리 동결…수출 회복·가계 빚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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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인하후 10개월 연속 1.25% 유지
3년 만의 성장률 전망 상향 가능성에 '촉각'

[서울파이낸스 이은선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4월 기준금리를 연 1.25%서 동결했다. 최근의 수출 회복세와 1340조원을 넘어선 가계 빚 부담 등을 고려할 때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지원이나 선제적 금리 인상의 필요성 모두 높지 않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금리 동결이 유력했던 만큼 시장의 관심은 이날 총재 간담회를 통해 발표될 경제전망 수치에 쏠려있다. 수출 회복이 투자와 소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3년 만의 첫 성장률 상향 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금통위는 13일 한은 소공동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정례회의를 열고 4월 기준금리를 연 1.25%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이번 금리 결정은 지난해 6월 금리 인하 이후 10개월 연속 동결 결정으로, 지난 2월 23일 이후 7주 만에 이뤄졌다. 올해부터는 금리 결정 횟수가 연 12회에서 8회로 조정됐다. 다음 금리 결정이 이뤄지는 다음달 25일까지 기준금리는 연 1.25%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이미 시장에서 기정사실화 됐다. 한은 측이 당분간 경기 지원을 위한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최근 수출을 중심으로 주요 경기 지표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금리 인하의 필요성이 약화된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 집계에 따르면 채권시장 전문가의 99%가 이달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실제로 기획재정부가 지난 11일 발표한 경제동향에 따르면 올해 수출은 3월까지 3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고, 이달도 1일부터 10일까지 전년보다 6.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판매도 4개월 만에 증가 전환해 소비 회복 조짐이 가시화됐다. 한은이 통화정책 목표로 삼고 있는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2.2% 상승해 4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한은 목표치(2.0%)를 넘어섰다.

섣부른 금리 인상은 더욱 부담스러운 카드다. 미국 금리 인상이 가시화됐지만, 비교적 안정적인 외국인자금 흐름을 감안할 때 1344조원 규모의 가계부채 부담을 무릅쓰고 인상 시점을 앞당길 유인이 낮기 때문이다. 한은 측은 이미 가계부채가 소비와 경기를 제약하는 수준이라는 진단을 내린 바 있으며, 시장금리가 1%p 상승할 경우 가계의 부채 부담이 9조원 가량 급증할 것으로 봤다.

시장의 이목은 이날 수정 발표될 한은의 경제전망에 쏠려있다. 최근 지표 회복세를 감안할 때 한은이 3년 만에 전망치를 상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 1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0.3%p 낮춘 2.5%로 제시했다. 대내외 불확실성과 위축된 경제 심리, 가계 빚 부담 등을 반영한 결과다. 그러나 최근 수출이 기조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투자와 소비도 회복 조짐이 뚜렷해졌다.

한은이 이날 실제로 성장률을 높인다면 이는 3년 만에 첫 상향 조정이 된다. 한은은 지난 2014년 4월 경제전망 당시 기존 3.8%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4.0%로 높인 바 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높이고 경제가 이같은 흐름을 지속한다면 인하보다는 금리 인상의 시점을 고려하는 쪽으로 통화정책방향의 무게가 옮겨질 것"이라며 "다만, 사드 문제나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글로벌 불확실성이 살아있고, 내수도 구조적인 제약 요인이 사라진 것은 아닌 만큼 성장률을 상향하더라도 0.1%p 수준의 소폭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은의 성장 전망 헤드라인 수치는 오전 11시 20분 시작되는 이주열 총재의 기자간담회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세부 수치는 오후 1시 30분에 자료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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