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위기설' 일축 …"2% 중반 성장 무리없다"(종합)
이주열, '위기설' 일축 …"2% 중반 성장 무리없다"(종합)
  • 이은선 차민영 기자
  • ees@seoulfn.com
  • 승인 2017.02.23 14: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낮아…환율조작국 적극 해명
금리인상 깜빡이는 "아직"…"완화기조 당분간 지속"

[서울파이낸스 이은선 차민영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경제 불황에도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일축하면서 최근 경기 흐름에 대한 중립적 평가를 지속했다. 세계 경기 회복과 함께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2% 중반대 성장은 가능할 것이란 분석을 뒷받침했다. 대내외 여론이 우려했던 '4월 위기설'과 미 재무부의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도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8개월째 금리 동결…"4월 위기설 가능성 낮은 얘기"

이 총재는 23일 금융통화위원회의 2월 기준금리 동결 결정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우리 경제의 성장 흐름이 1월 전망(2.5% 성장률) 경로와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안정 목표인 2% 가까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되고, 대내외 여건이 매우 불확실해 금융안정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금리를 연 1.25%에서 동결했다"고 설명했다.

내수 부진에도 물가가 상승하면서 우려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가능성과 대내외에서 제기되는 '4월 위기설'은 일축하고 나섰다. 이 총재는 "올해 성장세가 내수 부진으로 미약하겠으나,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호조와 설비투자 개선 등으로 2% 중반대 성장세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농축산물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봄철 출하시기를 앞두고 있고 유가의 기저효과도 약화될 것으로 본다면 소비자물가가 목표대인 2%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4월 위기설에 대해서는 "미국의 환율 조작국 지정 가능성과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상환부담이 배경이 됐지만, 이미 알려진 리스크"라며 "정부와 관계기관이 적극 대비하고 있는 만큼 실제 위기로 전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해명했다. 최근 원화 절상에 따른 수출 급감 여파도 종전보다는 완화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 총재는 "원화 강세는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려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주겠으나, 해외 생산 비중 확대와 비가격 경쟁력의 영향력 확대 등 구조 변화로 그 영향력은 종전보다 많이 약화됐다"고 언급했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준금리 결정 설명회에서 금리유지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환율 조작국' 선 긋기…"다른 목적 시장 개입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이후 대내외에서 지속되고 있는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한은의 진단이다. 특히 이 총재는 외환당국의 환율시장 개입 여부나, 최근의 경상수지 흑자 배경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미 재무부는 △현저한 대미무역흑자 △상당한 경상흑자 △지속적 일방향 시장개입의 3가지 요건으로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를 판단한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는 지난해 2월 발효된 교역촉진법 상 환율조작국을 지정할 수 있는 근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결론적으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이어 이 총재는 "다만, 재무부가 1988년에 만든 종합무역법을 활용하거나, 현재 교역촉진법의 세부 지정요건을 바꾸면서 지정할 가능성이 남아있는 것은 사실인 만큼 경계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환율은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돼야 하고, 단지 쏠림 현상으로 인해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에만 시장 안정화 차원에서 이를 조정한다"며 "다른 목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연간 1000억달러에 달하는 경상 흑자 규모에 대해 이 총재는 "저유가로 인해 수입 금액이 크게 감소하고, 내수부진으로 수입 수요가 부진했던 점이 경상 흑자의 주요 원인"이라면서도 "계량적으로 분석한 결과 고령화 진전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저축률이 높아진 데 따른 구조적 요인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완화정책 지속 방침…금리 인상 깜빡이 '시기상조'

다만, 앞으로의 경기 전망이 '매우 불확실'하다는 경계감은 유지했다. 한은 측은 최근 국내외 경제동향 자료에서 "앞으로 국내 경기는 2% 중반의 완만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나, 성장경로 상의 불확실성은 상당히 높은 것으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이에 당분간 경기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완화정책은 유지해나가겠다는 게 금통위의 입장이다. 밥상 물가 급등과 연내 미국 금리 3회 인상 전망을 반영해 일각에서 제기되는 금리 인상 가능성에는 여전히 거리를 뒀다.

이 총재는 최근 물가상승률이 커지면서 실질금리 마이너스를 유지하는 점을 거론하면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한은이 저조한 국내 경제 성장 모멘텀을 구축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그만큼 완화적으로 운용했다는 증거"라며 "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고 성장세가 미약하기 때문에 당분간 완화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기준금리 방향성에 대한 신호, 이른바  기준금리 '깜빡이'를 인하-동결에서 동결-인상 쪽으로 바꿔야하지 않냐는 질문에는 "기준금리는 시장금리와 물가, 가계부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며 "통화기조를 완화적으로 유지해나갈 것이라는 게 기본 스탠스"라고 답변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