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中 '약진'·韓 '정체'…"규모경제 필요"
전기차 배터리, 中 '약진'·韓 '정체'…"규모경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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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반면, 한국 업체들은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4차 산업혁명을 밝힐 리튬이차전지 산업동향'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전기차용 리튬이차전지 판매량은 5.6GWh이며, 일본의 파나소닉은 시장점유율 39%로 최대다. 지난해 3분기 40%에 이어 1위를 유지했다.

중국의 BYD는 22%로 전년동기대비 8%p 상승했고, LG화학과 삼성SDI는 각각 7%, 6%로 지난해와 변동이 없었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은 4%를 기록해 2%p 줄었다.

국내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정체돼 있는 상황에서 거대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중국 업체들의 약진은 위협적인 요소다. 중국은 세계 전기차시장 중 40%를 차지하는 최대국으로,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급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해 기준 지역별 전기차용 리튬이차전지 생산비용(달러/KWh)을 살펴보면 중국이 301로 제조단가가 가장 낮다. 이어 한국 331, 일본 377, 미국 384, 유럽 393 순이다.

연구소는 전기차 시장 확대의 핵심열쇠가 리튬이차전지 가격이 쥐고 있을 만큼, 전기차 수요창출 속도는 결국 가격하락 속도에 비례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기준 전기차용 리튬이차전지 가격은 384달러/KWh다. 소재비용 44%, 패킹비용 24%, 운영비 16%, 자본비용 15%, 기타 1%로 구성돼 있다. 제조단가를 낮추기 위해선 소재비용의 절감이 반드시 필요 상황이지만, 중국이 부족한 자국의 리튬 공급량을 제한하면서 글로벌 시장가격이 폭등했다.

더욱이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티앤치(Tianqi)는 2014년 세계 최대 리튬광산인 호주 탈리슨의 경영권을 확보하고, 간펑(Ganfeng)은 호주 리튬광산 개발 프로젝트에 최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중국의 가격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차전지 2016년 3분기 시장점유율 현황. (자료=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최근에는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국내업체의 정체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중국 공업신식화부는 내년 시행 예정인 전기차 배터리 모범기준 개정안에서 인증 획득요건으로 중국 내 연간 이차전지 생산능력이 8GWh 이상을 요구했다.

삼성SDI와 LG화학 중국공장의 이차전지 생산 능력은 각각 연 2.5GWh, 3GWh 수준으로, 이 기준에 부합하는 기업은 BYD(12GWh)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정화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전기차 분야에서 주도권 확보를 위해 우리나라 업체에 대한 견제가 심해지고 있다"며 "중대형 리튬이차전지 시장에서 중국업체들은 무서운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내수시장 확대 등의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리튬이차전지 규모의 경제 확보를 위해선 내수시장 기반 마련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전기자동차 판매량은 2558대로 세계 전기자동차 판매량 66만대 중 비중은 0.4%에 불과하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의 확대가 폭발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배터리 수요는 부족할 수 밖에 없다"며 "높은 기술력을 가진 국내업체들이 중국시장과 더불어 유럽, 북미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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