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채권전망] 이탈리아發 정치리스크, 방향성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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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안정펀드 자체 의의…美 FOMC 전까지 보수적 접근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지난주 국내 채권시장은 정책적 호재에도 불구하고 유가 상승과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제고 등 대외 악재에 하락 마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금주 이탈리아발 정치 리스크가 채권시장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내다봤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채권시장은 장기물을 중심으로 약보합(금리상승)으로 마감했다. 반면 단기물 금리는 하락해 장단기물 등락이 엇갈렸다. 외국인 보유 원화채권 듀레이션도 3.77년으로 지난 10월 초 이후 축소세를 지속했다.

주 초반 채권시장은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의 채권 발행량 축소 결정 등 공급 측 호재를 맞았으나 지난달 30일 석유수출국회의(OPEC)의 감산 합의 소식에 곧 약세로 전환했다. 이후 미국 베이지북 경기개선 진단 등에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채권금리도 추가로 상승했다.

지난 주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3821계약 순매수했고 10년물은 8593계약 순매도했다. 현물시장에서는 국고채를 4398억원, 통안채를 2221억원 어치씩 순매수하는 등 총 6620억원의 원화채권을 순매수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금주 이탈리아발 정치 리스크 등 채권시장 내 단기 하락 모멘텀이 크다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 정책당국의 채권발행 물량 축소도 유동성을 높여 금리상승을 저지할 전망이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탈리아의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빠른 금리인상 우려 완화는 국내 금리의 단기 하락 모멘텀"이라며 "(국내) 정책당국의 채권발행 물량 축소로 인한 풍부한 단기 유동성도 우호적"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주부터 이어진 이탈리아 정치 불확실성이 확산될 경우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신 연구위원은 "이탈리아의 개헌 국민투표 부결시 안전자산 선호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채권매입 확대 기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단기 글로벌 금리의 하락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반면 시장 일각에선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리스크가 더 많다는 주장도 나왔다. 미 연준의 12월 금리인상 기정사실화, 유가 상승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이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지표 부진과 당국의 공급 축소 노력에도 국내 금리는 대외 금리상승 요인에 더욱 민감하다"며 "당장 미국 금리인상이 선반영돼 있고, 작년 인상 당시와 비교해 최근 (금리) 상승이 다소 과도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12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미국 금리는 하락 되돌림을 보이며 1차적으로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단기 하락 모멘텀과 상승 리스크가 맞물리면서 채권시장 내 불안감도 높아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일제히 12월 FOMC 이전까지 보수적인 투자 접근방식을 고수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금융위원회 역시 지난 1일 정례간담회를 통해 채권시장안정펀드 등 추가적인 시장 안정화 방안을 내놨다. 앞서 금융당국은 국고채 및 통안채 발행 축소 방안을 통해 채권시장 활성화에 나선 바 있다.

김동원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3년 6월 금융당국은 채안펀드 가동을 시사했지만 실제로 이뤄지지는 않았다"며 "다만 기재부, 한국은행, 금융위의 잇단 추가 정책 시사는 일시적인 요인에 의한 시장 불안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현 국고채와 회사채 금리 수준에서 실제 정책방안의 가동 여부는 미지수라는 단서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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