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소비패턴 변화에 편의점 '텅텅'…술 대신 양초?
촛불집회, 소비패턴 변화에 편의점 '텅텅'…술 대신 양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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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차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 19일 광화문 인근 편의점에 진열된 제품들이 모두 판매된 모습. (사진=연합뉴스)

쇼핑몰 LED양초 가격 '논란'방한복·간편 먹거리 매출도 '부쩍'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장기전으로 이어지면서 양초는 물론 관련 상품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의 촛불집회 폄훼 발언 이후 'LED촛불'은 품귀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온라인쇼핑몰에서는 핫팩이나 돗자리, 태극기 등의 관련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24일 코리아세븐에 따르면 지난 19일 광화문 일대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양초 판매량은 전주(12일)와 비교해 424.9% 증가했다. 간편식으로 먹을 수 있는 도시락도 52.8% 늘었다.

반면 '성난 민심'으로 해석됐던 주류의 판매량은 절반가까이 줄었다. 같은 기간 맥주 판매량은 45.0%, 소주와 종이컵은 각각 75.5%, 48.7% 급감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지난 17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른 수험생들이 집회에 참여한 영향으로 풀이했다. 청소년들과 아이들까지 거리로 나오면서 자칫 폭력사태를 일으킬 수 있는 주류는 자제했다는 것.

실제로 4차 촛불집회에는 교복을 입은 중·고등학생들이 경찰과 시위대 사이에서 완충역할을 하면서 '평화집회·성숙한 시민의식 만들기' 등의 분위기가 이어졌다.

매주 토요일마다 대규모 인원이 운집하면서 광화문 일대 편의점들의 제품 판매량도 함께 증가했다.

편의점 CU의 양초 판매량은 지난 12일과 19일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14.0%, 215.9% 신장했다.

GS25의 경우 냉장식품을 비롯한 먹거리들이 가장 많이 팔렸다. 지난 19일을 기준으로 전년 동요일 대비 매출 증가율을 살펴보면 △냉장식품 230.6% △간편먹거리 221.8% △음료 161.7% △빵 145.3% △종이컵 118.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 4차 촛불집회, 청소년들 참여에 양초↑ 주류↓

▲ 500원에 판매된 파나몰의 건전지 양초는 내달 2일 입고 물품까지 모두 소진돼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사진=파나몰 공식 판매 캡쳐)

'LED 촛불' 열풍도 이슈로 떠올랐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17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촛불은 촛불일 뿐이지 결국 바람이 불면 다 꺼지게 돼 있다"고 한 발언에 참가자들이 건전지 양초로 대응한 것.

소설가 이외수 씨가 SNS 계정을 통해 "아직도 조선 시대인 줄 아십니까. 정신 차리세요"라면서 "요즘 파라핀 촛불 들고 시위하는 사람 없습니다. 모두들 건전지 촛불 씁니다"라고 일침을 가한 것이 불씨가 됐다.

생활용품 편집숍 다이소아성산업이 판매하던 건전지 양초는 월 판매량이 10배나 급증했다. 광화문 인근 매장에서의 품절은 물론 본사 물류창고에도 재고품이 없는 상태다.

안웅걸 다이소 이사는 "LED 촛불은 지난해 10월부터 매월 600개가량 판매되던 제품인데 이달(11월)에만 6000개가 판매됐다"며 "원래 레저나 야외활동, 지진 등 자연재해로부터 사용하기 위한 구호용품으로 개발된 상품인데 시류에 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이소의 LED 촛불이 완판 되자 온라인 쇼핑몰로 소비가 옮겨갔다. 익명을 요구한 기념품 전문 제작 업체는 건전지 양초의 주문량이 5배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건전지 양초가)없어서 못 팔정도"라며 "전주(12일)와 비교했을 때 물량은 물론 제작 문의도 5배가량 늘었다"고 답했다. 또 "단체 주문의 주 배송지는 서울이 가장 많았다"고 전했다.

LED 촛불 품귀 현상이 일어나면서 일부 쇼핑몰에서는 가격논란도 발생했다. A업체는 지난 21일 기준 500원에 판매하던 건전지 양초를 하루사이에 가격을 1000원, 3000원으로 올렸다. 3일만에 가격이 6배나 오르자 일부 고객들은 항의와 함께 환불 요청 글을 남기기도 했다.

반면 같은 시기 건전지 양초를 제 가격에 판매했던 파나몰은 현재 주문 접수를 중단한 상태다. 김 의원 발언 이후인 지난 18일 1차 입고 물량이 완판 됐으며 내달 2일 입고되는 물량까지 모두 소진된 상태다. 파나몰은 건전지 양초를 소비자가격 600원에 100원을 할인해 판매했었다.

◇ "바람에 촛불 꺼질라" LED 촛불 인기…다이소 판매량 10배 증가

▲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 19 광화문에 한 시민이 태극기를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날씨가 추워지면서 방한용품도 인기를 끌었다.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의 G마켓의 방한용품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전주(7~13일) 대비 핫팩·온열조끼 357%, 담요 218%, 돗자리 162% 신장했다.

같은 기간 옥션도 돗자리와 담요의 판매량이 각각 27%, 5% 늘었다. 특히 태극기 판매량은 각각 전주 대비 3차집회 29%, 4차집회 20% 등 연속 2주간 신장했다.

다만 방한용품의 경우 급격히 추워진 날씨와 지난 17일 진행된 수능시험이 판매량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 된다.

옥션 관계자는 "집회도 있었지만 담요와 돗자리 등 관련 품목들은 수능과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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