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국감] 기재위, 정부·한은 경기인식 '낙관적' 질타
[2016 국감] 기재위, 정부·한은 경기인식 '낙관적'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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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오른쪽)가 1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일호·이주열, 저성장 우려에도 "내년 성장세 기대"
與野 "경제상황 위기…비상 인식하고 대응나설 때"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종합감사에서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의 낙관적인 경기 진단에 대한 질타가 줄을 이었다. 주력 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잡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경제 선도 기업의 경영 악재, 세계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경제 상황이 '엄중'하지만 거시정책기관의 위기 인식이 안일하다는 비판이다.

유일호 부총리(기획재정부 장관)는 14일 국회 기재위 종합감사에서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을 묻는 질문에 "장기적인 저성장 기조가 오래가고 있다"며 "최근에 일어난 일(악재)들도 걱정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저성장 기조가 오래가고 있고, 높은 성장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두 기관은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란 입장을 고수했다. 유 부총리는 "내년 성장률 3%를 예측하고 그에 준해 예산을 편성했다"며 "올해 예상치인 2.8% 수준보다는 내년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한국은행도 수치는 다르지만 흐름은 같이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전일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0.1%p 하향한 2.8%로 제시한 이 총재는 "내년 성장세가 올해와 거의 비슷할 것"이라며 "올해 자원 수출국 경기가 부진했지만, 국제유가가 반등과 세계경제 성장세 등으로 수출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은 "국가 기간 산업이었던 조선, 철강, 화학이 구조조정에 들어갔고 그 과정에서도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잘나가는 삼성전자, 현대차 실적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전망치가 옳냐는 의문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민관연구소가 2% 초반대 성장률 전망을 내놓는 것을 틀리다고 인식할 게 아니라 비상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두관 더민주 의원은 "국민들은 1300조원이 넘는 방대한 가계부채 때문에 소비여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고,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단종 여파, 현대차 파업,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등으로 내년 경기 여건이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한은이 저성장을 인정하면서도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는 것이 아쉽다"고 꼬집었다.

낙관적 전망에 대한 비판에 대해 이 총재는 "경제전망치는 기관별로 여러가지 변수의 전제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많이 차이가 난다"며 "가급적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정책당국인 만큼 가급적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나빠질 경우는 대비하더라도 상황 호전에 대한 기대를 갖는 것은 괜찮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우리 경제가 '위기'상황에 임박한 만큼 정책 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우리 경제가 당장 법인세를 1~2% 올리고, 금리를 0.25%p 내려서 해결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고 본다"며 "1997년 1월 외환위기에 앞선 한보철강 부도사태 때보다 현재의 대우조선해양 문제는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유 의원은 "해운과 철강, 삼성, 현대차 등 우리 경제를 움직이는 몸집 큰 기업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며 "대통령과 경제부총리가 비상한 태도로 대응에 나서야 하고, 한은도 뒷북 치는 대신 선제적인 위기 진단을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종구 새누리당 의원은 "경제가 어렵다는 얘기만 할 것이 아니라 정책을 제시하고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며 "부총리로 격상한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부처 장관, 한국은행과 수시로 소통하면서 해법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 부총리는 "전반적인 경제 어려움에 대한 지적에 충분히 공감하고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관계부처와 충분히 연구하고 필요한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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