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美 금리 동결에 급락…"1100원 하향 테스트"
환율, 美 금리 동결에 급락…"1100원 하향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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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이목집중…10월 유럽 불확실성 부각 가능성"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미국의 금리 인상 시점이 또 다시 미뤄지면서 외환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강세 압력을 받아왔던 달러화 가치가 급락한 가운데 엔화와 원화는 강세로 돌아섰다. 원·달러 환율은 하루새 17원 가량 급락하면서 1100원선에 바짝 다가섰다.

일단 원·달러 환율이 1100원선에서는 지지력을 나타냈지만, 당분간 위험자산 강세와 월말 수출업체 네고 물량 등을 반영하면서 1090원에서 형성된 연저점 지지력을 테스트할 가능성이 높다. 이후에는 미국 대선 이슈와 유럽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투자심리 여파 등에 집중할 전망이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6.8원 내린 1103.3원에 출발해 개장가와 같은 1103.3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9일(1098.4원·종가기준) 이후 6거래일 만에 최저치다.

밤새 개최된 미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 동결 결정이 내려지면서 달러화 가치가 급락했다. 전일 발표된 BOJ의 금융완화 정책에 대한 재평가는 엔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했다.

이에 원·달러 환율은 1103.3원에서 급락 출발해 장 초반 레벨을 낮춰 오전 9시 27분 1100.5원에서 바닥을 찍었다. 이후에는 급락 부담과 당국 개입 경계감을 반영하면서 낙폭을 점차 줄였다. 꾸준히 레벨을 높이면서 오후 12시 42분 1106.1원에서 고점을 기록한 뒤 재차 하락했고, 1102원선에서는 지지되면서 1103.3원에 최종 마감됐다.

외환당국도 장중 구두개입을 통해 환율 급락을 방어했다. 이날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금융·외환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쏠림이 지나치게 확대되지 않도록 적절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황건일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국장도 "원화 변동성이 과하다"며 "필요시 적극 대응하겠다"고 언급했다.

미 금리 동결 여파로 위험자산은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뉴욕증시가 1% 이상 급등한 가운데 코스피는 전일대비 0.67% 오른 2049.7p에 마감해 2050선에 바짝 다가섰다. 외국인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1496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FOMC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크게 하락했다"며 "외환당국자 발언에 따른 개입 경계감과 급락에 따른 레벨 부담이 반영되면서 1100원선에서는 지지됐다"고 설명했다.

9월 미 금리 동결과 함께 연내 한 차례, 12월 금리 인상이 유력해지면서 외환시장은 단기적으로 1090원선에서 형성된 저점을 테스트할 가능성이 높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FOMC가 금리 인상 신호는 줬지만, 금리 인상 속도가 지연될 것이란 기대가 커진 만큼 강달러가 제약되고 있고 별다른 상승 모멘텀이 없다"며 "당분간 1090~1120원에서 형성된 레인지 장세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FOMC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피력했다는 점에서 전저점을 뚫고 내려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월말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출회될 가능성과 외국인의 증시 매수세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며 "당분간은 레인지 장세에서 변동성을 거듭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기적으로 낙폭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9월 FOMC 동결 여파로 그간 선반영된 부분을 되돌리면서 당분간 약달러가 지속될 것"이라며 "되돌림분을 2~3% 정도로 감안할 시 1070원까지는 열려있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9월 FOMC라는 대형 이벤트를 소화한 이후 외환시장의 중심축은 미국 대선 이슈와 그간 관심이 덜했던 유럽 금융시장에 주목할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원·달러 환율 반등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

당장 오는 26일(현지시간) 개최될 미 대선 주자의 TV 토론회 이후 지지율 결과가 주목된다. 전 연구원은 "미 대선주자들의 첫번째 TV 토론회 이후 지지율을 반영하면서 원·달러 환율도 변동성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 연구원은 "토론 이후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크게 오를 경우 불확실성이 높아져 금융시장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어렵다"며 "다음달에는 이탈리아 개헌투표와 캐나다 신용평가사 DBRS의 포르투갈 신용등급 강등 이슈도 상존하고 있어 안전 선호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이어 그는 "위험자산도 대부분 박스권 고점에 도달에 있는 만큼 빠르면 오는 27일부터, 늦어도 다음달부터는 원·달러 환율이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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