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총파업으로 영업점 마비"…은행권 비상대응
금융노조 "총파업으로 영업점 마비"…은행권 비상대응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문호 위원장 "10만명 참여"…당국, 21일 현황 점검 회의

▲ 사진=금융노조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오는 23일 총파업에 10만여명의 조합원이 집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은행 영업이 마비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총파업으로 인해 생겨날 수 있는 비상사태에 대비한 각종 대응책을 마련한 상태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20일 서울 중구 금융노조 투쟁상황실에서 총파업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총파업에 대부분의 조합원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상당한 정도의 업무 차질이 벌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노조는 지난 2014년에도 총파업을 진행했지만 당시 시중은행 영업점은 조합원 참여율이 낮아 정상 가동됐다. 다만 당시 파업 참가율은 10% 가량으로, 금융노조가 기대하는 이번 총파업 예상 참여율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총파업에서는 금융노조 조합원들이 사측과 정부가 생각했던 것보다 굉장히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관치금융 철폐와 성과연봉제 저지를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지난주를 기점으로 이번 총파업에 대한 정부기관과 은행권의 시각이 바뀐 것 같다"며 "당초 3~4만 정도로 예상했는데, 최근 황급히 각종 비상대응팀을 구성하고 있다"고 설명힜다. 이어 "지점장, 부지점장을 제외한 지부 조합원들이 총파업에 참여하면 거의 대부분의 업무가 마비되거나 중대한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실제로 은행권은 비상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른바 '컨틴전시 플랜'에 돌입한 상태다. 현재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IBK기업·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총파업에 대응하기 위한 업무 매뉴얼을 마련했다. 인력이 부족한 영업점의 경우 본점 인력과 비조합원을 중심으로 정상 가동될 수 있도록 지침을 내려놓은 상태다.

금융당국도 총파업에 대비한 상황 점검 회의를 연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오는 21일 오전 8시 주요 9개 국내은행 최고경영자(CEO)를 소집해 기관별 총파업 대비 현황을 점검하고, 영업점 혼란을 최소화할 것을 당부할 예정이다.

금융노조는 총파업 참여율을 낮추기 위한 사측의 개입은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김 위원장은 "현행법상 합법적 파업에 조합원이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자 부당노동행위"라며 "그런 행위를 할 경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고발 대상이다. 그런 행동을 하지 않길 엄중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와 관련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리얼미터는 지난달 27일 전화(41%)와 스마트앱(59%)을 이용해 전국 1045명의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금융·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를 진행했다.

노조가 공개한 여론조사 자료에 따르면 '정부와 사용자가 성과연봉제를 성급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 41.4%가 '다소 공감한다'고 답했고, 21.5%는 '매우 공감한다', 15.3%는 '거의 비공감한다', 8.1%는 '전혀 비공감한다'고 응답했다. '공감한다'는 의견이 62.9%로 '비공감한다'는 의견(23.4%)에 비해 높은 수치를 보였다.

성과연봉제의 효과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와 긍정적인 평가가 각각 40%대로 비슷한 비율을 나타냈다. 성과연봉제를 통해 개인의 성과가 높아져 기업 전체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1.8%, 개인주의로 인해 기업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은 43.2%를 기록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여론조사 결과 금융·공공기관의 효율성 저하나 부실의 원인으로 70.5%의 국민이 낙하산 인사와 관치금융을 지목했다"며 "저성과자를 퇴출시켜야 금융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는 주장은 현실과 거꾸로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