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과열' 조짐…김포공항 면세점 향방은?
벌써부터 '과열' 조짐…김포공항 면세점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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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포국제공항 출국장면세점 외관. (사진=롯데면세점)

롯데·신세계 5월 사업권 만료
'수성 vs 공성' 각축전 예상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국내 유통 대기업들이 면세사업을 성장동력으로 꼽으면서 올 봄 김포공항 면세점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김포·김해국제공항 면세점의 특허 신청을 오는 4월24일까지 받는다. 특히 김포공항의 경우 제주도와 일본 등 송객 수요가 높고 '무비자 환승공항'으로 지정돼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김포공항에는 롯데와 신라가 각각 주류·담배, 화장품·향수를 독점 판매하고 있다. 해당 사업권은 오는 5월12일 만료된다.

관세청이 홍종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김포공항 면세점의 총 매출액은 1595억원이다. 신라가 823억원, 롯데가 772억원을 기록했다.

일단 업계는 롯데와 신라의 면세특허권 수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롯데와 신라는 국내 면세업계 1~2위 기업일 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 면세업체 순위에서도 각각 3위와 7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기업이 국내를 벗어나 세계 면세기업과의 경쟁을 하고 있는 만큼 브랜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면세특허권을 수성해야한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특히 롯데의 경우 지난해 잠실 롯데월드타워점의 면세 특허권을 잃었기 때문에 김포공항 면세사업장 유지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내 면세점 신규사업자들도 입찰경쟁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서울 시내면세점을 필두로 면세사업에 뛰어든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신세계디에프, 두산 등이다. 현재 해당 업체 관계자들은 "김포공항 출국장면세점 입찰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라고 모두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업계 전문가들은 신규사업자들 대부분이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수의 채널을 확보해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규모의 경제와 지속사업 이미지를 확보해야만 명품 브랜드와의 계약에서 좀 더 유리해진다.

또 SK네트웍스 역시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 참여 여부를 숙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네트웍스의 경우 23년간 서울에서 워커힐면세점을 운영해왔지만 지난해 사업권을 상실했다. 면세점 운영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우선적으로 면세점 사업의 맥을 이은 다음 차후 시내면세점 재도전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사료된다.

하지만 입찰가에 따라 판도는 언제든지 바뀔 수도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해당 사업권 경쟁이 시내면세점과는 다르게 최고가 입찰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임대수수료를 가장 높게 제시한 사업자가 낙찰 받는 형태다 보니 오너들의 경영 판단에 따라 무리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 김포국제공항 롯데면세점 입점 브랜드. 럭셔리 시계브랜드들 부터 구찌·코치·투미·발리·스와로브스키 등 유명 브랜드, 담배, 국산품, 건강식품 등으로 구성됐다. (사진=롯데면세점 공식 홈페이지)

실제로 출국장면세점의 경우 적자사업이라는 문제제기가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연간 매출액의 30% 이상을 임대료로 지불하면서 추가로 인건비, 마케팅, 물류관리비 등 영업비용이 지출되고 나면 수익이 없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지난 2014년을 기준으로 인천국제공항의 임대수수료 상위 10개 중 6개가 면세사업자로 나타났다. 특히 호텔신라 면세점이 1526억원으로 가장 많은 임대료를 냈으며 이어 호텔롯데가 1247억원, 롯데디에프 글로벌 면세점이 950억원 등이었다.

이에 관세청은 최고가 입찰 방식을 지양하고 운영능력 등을 평가하는 방법을 제안했지만 한국공항공사의 반대로 무산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에서 대기업들이 높은 임대료를 제시해 수수료가 70% 가까이 올랐다"며 "이번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전 역시 과열 경쟁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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