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기업 손실 불가피…보상 "어떡하나"
개성공단 입주기업 손실 불가피…보상 "어떡하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11일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 입구가 개성공단에서 나서는 차량 등으로 북적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지난 10일 개성공단 가동이 전면 중단되면서 입주기업들의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입주기업들은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 나온 정부의 피해보전 대책은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11일 오후 5시께 서울 여의도에서 긴급이사회를 열고 향후 대책 마련을 위한 비대위 구성 안건을 승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오후 5시께 회의를 열고 6시 이후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비대위는 15일 오후 총회를 열고 공식 활동을 시작한다.

◆"개성공단 중단 안타깝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이번 개성공단 전면 중단에 대해 "정부가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은 부당하다"며 재고를 요청했다.

정 회장은 이날 언론을 통해 "국가 정책의 변경에 따라서 개성공단 운영을 포기할 수도 있다"면서도 "사전에 기업들하고 조율되고 협의돼서 기업들의 손실이 그나마 최소화할 수 있는 그런 시간적인 여유 이런 것들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통보하고 이제부터 출입할 수가 없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면 북에서 지난 2013년도에 한 거하고 다를 게 뭐가 있냐"고 호소했다.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 조치로 입주 기업들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피해는 불가피하다. 현재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124개 기업 대부분이 중소기업들이고, 이들과 협력하는 업체도 5000여개에 이른다.

중소기업계는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과 관련해 입주기업 및 협력기업 경영활동에 큰 우려와 함께 향후 진행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논평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에 이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정부의 기본 대응방침에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 조치가 이루어진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124개 기업과 5000여 협력기업의 피해가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보전대책이 반드시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무역협회도 개성공단 가동 중단에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무역협회는 "개성공단의 가동 전면 중단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남북 경색국면이 완화돼 하루 빨리 개성공단이 정상 가동에 들어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되는 기간 동안 입주 기업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대책기구 가동과 함께 금융·세제 부문에서 실질적인 지원에 나설 것을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현대아산 "연간 100억원 손실"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아산의 경우 연간 100억원 가량의 손실이 예상된다. 현대아산은 개성공단 총개발사업자로 송악프라자 숙박 및 면세점, 주유소, 중장비 정비공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이번 중단으로 현대아산은 송악프라자 근무인력을 모두 철수시킬 예정이다. 송악프라자 폐쇄로 현대아산의 대북사업은 전면 중단된다. 현대아산은 지난 2008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후 지금까지 매출손실이 1조원을 넘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개성공단의 개발권자로서 개성공단 잠정중단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하루속히 어려운 상황이 해결돼 개성공단이 다시 시작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입주기업 피해보상 "어떻게"

정부는 개성공단 전면 중단을 발표하면서 이에 따른 경제적 피해방지조치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국무조정실장이 주관하는 정부합동대책반을 통해 기존 대출에 대한 상환 유예 등 피해 보상과 경영정상화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입주기업들은 수출입은행에서 운영하는 남북경제협력사업보험(경협보험)을 통해 피해를 보전 받게 된다. 피해가 인정될 경우 피해금액의 90%, 70억원 한도로 보상받을 수 있다. 하지만 보상금을 받은 뒤 공장 가동이 재개되면 다시 보상금을 돌려주거나 사업을 포기해야 한다.

또 경협보험금은 사업 정지 상황이 1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기업들의 신청에 의해 지급 심사가 시작된다. 조사가 최소 3개월 이상 지속돼 입주기업들이 보험금을 받으려면 상당 기간 소요되는 것이다.

2013년 개성공단 가동중단 후 입주기업 중 59개사가 보험금 1761억원을 받은 것을 비춰볼 때 이번에 보험가입 기업들이 받을 보험금은 2000억원 가량이 예상된다. 하지만 수조원대로 예상되는 실제 피해액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가 있다.

지난 2013년 북한이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 철수를 결정하면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약 1조원 이상의 피해를 봤다. 여기에 거래처와의 신용도 하락, 협력업체 피해까지 더하면 수조원이 넘는 피해를 봤다는 것이 입주기업들의 주장이다.

한편, 정부는 경협 보험금 지급과 세금 납부 유예 등의 지원과 함께 개성공단을 대체할 새로운 공단 부지를 마련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또 산업은행 등 5개 정책금융기관이 '개성공단기업 특별지원반'을 구성해 지원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