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 분수령 자본시장통합법을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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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오히려 우리에겐 기회"


은행권은 그 어떤 시기보다 ‘大戰’이란 말이 어울릴 정도로 치열한 경쟁 상황 속에 놓여있다. 고객 확보, 영업력 증대, 상품개발, 수익증대, 시장 우위 확보 등 수많은 목표와 비전 아래 지금도 은행은 수많은 경쟁의 숲을 헤쳐나가야 한다. 하지만 은행을 둘러싼 환경은 그다지 은행들에게 녹록지만은 않다.

각종 감독 규제와 정책으로 인해 은행들의 전략이 수도 없이 좌지우지되고 있으며, 여전히 정체된 국내 경제 수준이 은행들에게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 은행들은 한 차례 타 업종 과의 ‘大戰’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은행들은 이같은 환경들이 오히려 은행산업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희망을 품고 있다.

‘사면초가’의 상황 속에서도 은행들은 다가올 리그를 준비하며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기에 한바탕 혈전을 펼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자신한다. 이에 본지에서는 시중은행들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 향후 은행 산업에 대한 생각들을 모아봤다.

은행권 인사들은 자본시장통합법을 오히려 반기는 눈치다. 자본시장통합법이 은행의 고유업무 영역이었던 지급결제 업무를 타 투자금융기관회사들에게 허용함으로써 업무 범위가 축소되는 위기감을 배제할 수 없지만 은행들은 정작 이를 ‘화이팅’ 분위기로 전환하고 있다.

서울 파이낸스가 창간4주년을 기념해 시중은행 및 지방은행을 포함 은행권 인사 24명에 대해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응답자(88%)가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답해 자통법은 향후 은행들에게 우려했던 부정적 영향보다 긍정적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긍정적 효과가 아니라 이를 적극적으로 잘 대처해 나갔을 경우 기존보다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응답자들은 현재 한국 금융산업이 타 산업보다 비교우위에 있는 상태며, 오히려 금융 서비스의 선진화를 이룰 수 있어 자통법의 적용시기가 적절하다고 답했다.

또한 대형화되고 있는 은행권의 추세와 맞물려 또 다른 금융회사 탄생을 촉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돼 시장에 더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자통법이 ‘은행업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에는 응답자의 12%가 응했을 뿐이나, 일부 인사들은 여전히 자통법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러한 자통법의 발효로 가장 가시적인 영향으로 대두된 것은 역시나 ‘저축성 예금 및 예금 유출의 가속화’로 응답자의 63% 가 답했다.

이는 최근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CMA가 급속도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금융 소비자들이 은행을 ‘투자’하는 곳보다 ‘저축’하는 곳으로 여전히 생각함에 따라 향후 증권사들이 은행의 업무까지 가능해진다면 오히려 증권사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여신기반 위축, 수수료 경쟁으로 인한 피해 등에는 전혀 응답자가 없어, 자통법으로 인한 시장경쟁이나 타 업무 분야에 대한 영향과 아울러 당장의 고객 이탈 및 수신고 감소 등의 측면을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같은 영향에 대한 대비책으로 은행권 인사들은 무엇보다 고객 니즈에 맞는 상품개발(26.9%), 전문 인력의 육성 및 확보(23.3%), 고객 유지를 위한 기반 확보 (19.2%) 등을 최우선 과제로 답했다. 이는 현재 은행의 고객 유치 경쟁을 공격적으로 시행하는 것과 현재 보유 고객들을 위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은행들이 펼치는 전략과도 상통되는 것이다.

은행들은 요새들어 특히 장기 고객을 위한 특별 서비스를 제공하고, 미래 잠재고객을 잡기 위한 마케팅 활동에 한창이다.
이같은 활동들은 “은행 간 경쟁 뿐만 아니라 다가올 업종 간 경쟁에서도 승리하기 위한 포석이라 볼 수 있다”고 은행권 관계자는 전했다.

이밖에 투자 수요를 위한 서비스 역량 강화가 23%를 차지했다.

남지연 기자  lamanua@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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