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조선업 勞使, 동병상련 혹은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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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0일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노사합동 전사 대 토론회 결과 및 보고회’에서 정성립 사장(오른쪽)과 현시한 노동조합위원장은 경영정상화를 다짐하는 노사 공동 선언문에 서명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최근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모두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현 위기에 대처하는 각 조선사 노사의 분위기는 극명히 엇갈린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최근 정성립 사장, 현시한 노동조합 위원장, 협력사 대표, 임직원 등 1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노사합동 전사 대토론회 결과 및 추진계획 보고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노사 대표는 경영정상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공동선언문 서명식도 함께 했다.

앞서 대우조선은 지난달 16일 옥포조선소 협력업체를 포함한 4만5000명의 전 임직원과 함께 위기 상황 극복 및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노사합동 전사 대 토론회'를 연 바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위로부터의 방향제시보다 밑에서부터 올라온 자발적인 의견과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노사가 함께 기획한 것이다.

대우조선은 보고회에서 나온 경영정상화 방안을 토대로 노사합동 경영정상화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각 담당 및 부서별 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추진현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며 전 임직원들에게 공유하는 등 최고의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사가 함께한다는 방침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지난달 토론회에서 4시간동안 토론을 했지만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열띤 시간이었다"며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이 반영된 만큼 회사의 조기 경영정상화에 함께 동참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대우조선 노조는 법정관리 위기에 처했던 회사를 살리기 위해 채권단의 임금동결 및 파업포기 요구안을 수용, 4조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이끌어 냈다. 임금협상 과정에서도 지난 9월 추석 전 임금동결에 대한 타결을 이뤄냈고, 25년 노사 무분규 기록을 이어갔다. 대우조선은 노사 간 마찰을 덜어냈다는 점에서 경영정상화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반면,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임금협상을 매듭짓지 못한 현대중공업은 경영정상화까지에 험로가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은 위기 극복을 위해 전 계열사가 동참하는 긴축 경영 체제에 들어갔지만 노사 관계 개선에는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계열사 전 사장단이 급여 전액을 반납하고 임원들도 직급에 따라 최대 50%까지 급여를 반납하기로 했다. 특히 조선 부문 계열사에서는 부서장까지도 급여의 10%를 내놓는다.

하지만 지난 1일부로 임기를 시작한 백형록 노조위원장은 노조신문을 통해 "경영진의 각성과 변화를 촉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최고 경영진에 대한 불신만 증폭되고 있다"며 "회사와 정치권력에 맞서 12월 투쟁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업계는 백 노조위원장이 강성 성향인데다 지난달 말 새롭게 선출된 176명의 대의원 가운데 100여명 역시 강성 성향인 것으로 알려져 노사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노조의 기본급 인상과 사측의 동결이 맞서고 있는 임금협상 역시 연내 타결은 힘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 집행부가 꾸려졌지만 달라진 건 없다. 오히려 앞으로의 상황이 불투명해 졌다"며 "노사가 함께 경영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지 않으면 올해 임금협상은 물론 내년에도 이 같은 상황은 되풀이될 것이다"고 꼬집었다.

한편, 백 노조위원장이 이끄는 21대 노조 집행부는 오는 8일 취임식을 갖고 사측과 임단협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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