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해양플랜트 발주사의 계약 취소가 잇따르면서 조선 빅3가 올해 3분기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유일하게 잠정 흑자를 기록했던 삼성중공업마저 발주사의 계약 해지로 적자로 돌아선 것.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정정 공시를 통해 3분기 영업이익이 846억원에서 영업손실 100억원으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26일 잠정실적을 공시하며 흑자 전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 3분기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것은 지난달 29일 미국 선주사 PDC로부터 5억1750만 달러 규모의 드릴십 해지 계약을 통보받은 데 따른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드릴십 인도 기한인 지난달 27일 이전에 건조를 완료했다. 하지만 PDC는 일방적인 판단에 따라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삼성중공업은 이에 따른 대손충당금 946억원을 3분기 실적에 반영하면서 결국 1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현대중공업도 올해 3분기 678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공시했다가 지난달 30일 영업손실 8976억원으로 정정 공시했다. 당초 추정치보다 32.3%나 손실 폭이 늘어난 것이다.
이 역시 노르웨이 발주처가 반잠수식 시추선 계약 해지를 통보함에 따른 것이다. 노르웨이의 프레드 올센 에너지는 지난달 27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반잠수식 시추선의 인도 지연을 이유로 현대중공업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현대중공업은 2012년 5월 6억2000만달러에 수주했으며 올해 3월 인도할 예정이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8월 미주 지역 선주와 맺은 7034억원 규모의 드릴십 1척 계약 해지로 인한 손실을 3분기 실적에 반영, 1조2171억원의 적자를 냈다.
문제는 해양플랜트 뿐만 아니라 조선 빅3의 수익원인 컨테이너선박까지 옵션 행사를 취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세계 최대 해운선사인 머스크가 경영난을 이유로 컨테이너선 옵션 행사를 취소 또는 연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머스크는 대우조선에 추가 발주한 트리플컨테이너선 6척 건조 계획을 취소했다. 또 현대중공업은 머스크로부터 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의 옵션 행사 결정을 연기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해양플랜트에 이어 컨테이너선박까지 옵션 계약을 취소 또는 연기하는 일이 발생해 올해 4분기에도 조선업계 전망이 어둡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