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택 인허가 70만가구 달할 듯…'공급과잉' 우려
올해 주택 인허가 70만가구 달할 듯…'공급과잉'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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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올해 분양시장 호황으로 연간 주택 인허가 물량이 70만 가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 말까지 주택 인허가 물량은 총 45만2185가구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동기대비 44.2%나 증가한 수치다.

정부와 건설업계는 이런 추세라면 올 한해 전체 인허가 물량이 70만 가구에 육박하거나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77년 이후 인허가 물량이 70만 가구를 넘어선 것은 75만 가구가 인허가됐던 1990년 한 해 뿐이다.

당시 정부의 주택 200만호 건설 계획에 따라 분당·일산·평촌 등 수도권 5개 1기 신도시 건설이 본격화되면서 유일하게 70만 가구를 넘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해에 50만 가구가 넘는 주택이 인허가를 받은데 이어 올해도 70만 가구 수준의 인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공급 과잉을 우려하고 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연간 인허가가 70만 가구에 달한다는 것은 최근 주택수요를 고려할 때 어마어마한 수준"이라며 "2∼3년 뒤 이들 주택이 입주할 시점에 수요가 뒷받침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예년보다 다세대·연립주택 건축이 크게 늘어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8월 말 현재 연립주택 건설 물량은 총 1만1992가구로 이미 지난해 1년간 인허가 물량(1만898가구)을 넘어섰다. 다세대도 8월말 현재 7만9372가구가 인허가돼 작년 한 해 수준(8만1687가구)에 육박한다. 특히, 다세대주택은 전체 인허가 물량 가운데 17.6%를 차지해 지난해(15.9%)보다 건설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다세대·연립은 공급물량 증가로 집값이 하락하고 역전세난이 발생할 경우 아파트보다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허 연구위원은 "다세대·연립주택은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 아파트보다 더 공실의 위험이 높고 가격 낙폭도 크다"며 "무분별한 공급 확대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 이후에는 주택 건설업체의 보유 토지가 감소하면서 인허가 물량도 올해보다는 줄어들 전망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지난해와 올해 공급이 많았지만 건설사들이 보유 토지를 올해 많이 소진하면서 내년 이후에는 인허가 물량도 감소할 것"이라며 "재개발·재건축 사업 활성화 여부가 인허가 물량 증감 여부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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