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해외 간편결제 업체의 국내 진출이 갖는 의미
[전문가기고] 해외 간편결제 업체의 국내 진출이 갖는 의미
  •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
  • idisyun@crefia.or.kr
  • 승인 2015.07.10 09: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복잡성 보존의 법칙'이 있다. 이는 애플과 아마존 등에서 일했던 컴퓨터 과학자 래리 테슬러가 '시스템의 전체적인 복잡도는 항상 동일하다'는 말에서 따온 법칙이다.

이 말은 사용자의 편리성이 증가할수록 엔지니어들의 고뇌와 노력은 증가한다는 의미다. 지불경제시장에서도 복잡성은 항상 동일하다. 단, 이를 소비자에 전가하느냐 아니면 서비스 공급자가 내부화하느냐에 따라 간편결제의 여부가 결정된다.

지난해 7월 대통령의 천송이 코드 발언 이후 국내 지불결제시장의 복잡성이 점차 공급자에게 전가되고 있는 모습이다. 소비자는 현재 액티브X와 공인인증서 없이 아이디와 비밀번호만으로도 결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결제 복잡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해외에서는 페이팔과 알리페이 등이 간편결제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상당기간 빅데이터 분석과 부정사용방지시스템(FDS)에 대한 노력을 병행했다. 이 때문에 해외 업체들의 국내 진출은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지난 5월 알리바바그룹의 마윈 회장은 한국인에게 맞는 '코리안페이'를 만들 것이라고 발표했다. 구글 페이먼트코리아도 최근 전자지급결제대행업자(PG사)로 외국환업무 취급도 가능해졌다. 그동안 국내 진출 움직임이 없었던 해외 간편결제서비스 업체도 국내진출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현상이 국내 지불결제시장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AT Keaney에 따르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인프라와 인터넷 사용자 지수(인터넷 사용률, 신용카드 이용액)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런 측면에서 해외 업체가 온라인 쇼핑몰을 직접 운영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경쟁력이 없어 보인다. 따라서 해외 업체는 직접 운영보단 결제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해 국내 시장에 지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진출형태는 국내 업체엔 위협인 동시에 기회일 수 있다. 국내 결제서비스 제공의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부정사용률의 증가다. 기존 결제의 복잡성이 소비자에게 결제서비스 제공 업체로 전이됨으로써 부정사용률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결제방식에 상담한 노하우와 경험을 가진 해외 업체들의 진출은 국내 지불결제사업자를 위협할 수 있다.

하지만 제휴를 통해 국내 업체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다. 해외 업체의 간편결제방식, 빅데이터 분석, 부수업무 개발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 간 상품거래가 자유로워지면서 전자상거래와 지불결제시장도 점차 글로벌화되고 있다. 이는 하나의 결제플랫폼이 전 세계에서 통용되고 사용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국내 사업자들도 해외 간편결제서비스 업체와 적극적인 제휴를 통해 국내 시장에만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적극적인 부수업무 개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