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이륙 도중 사무장 하차 지시 '물의'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이륙 도중 사무장 하차 지시 '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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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 = 대한항공)

[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미국에서 귀국하는 항공편 기내에서 승무원의 서비스가 마음이 들지 않는다며 고함을 치고 책임자를 항공기에서 내리게 해 논란을 빚고 있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하던 항공기가 다시 후진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8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간) 0시 50분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는 KE086 항공기는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가던 중 탑승구로 돌아가 사무장을 내려놓고 나서 다시 출발했다.

사건은 한 승무원이 1등석에 타고 있던 조 부사장에게 견과류(마카다미아넛)을 건네자, 조 부사장은 "무슨 서비스를 이렇게 하느냐"면서 승무원에게 호통을 치면서 시작됐다.

승객의 의향을 물은 다음 견과류를 접시에 담아서 제공해야하는 데 조 부사장의 의사와 상관없이 무작정 봉지째 갖다준 것이 규정에 어긋났다는 것이 대한항공의 설명이다.

승무원이 "매뉴얼대로 했다"고 답하자 조 부사장은 승무원 사무장을 불러 서비스 매뉴얼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사무장이 매뉴얼을 보여주려고 가져온 태블릿PC의 암호를 바로 풀지 못하자 조 부사장은 사무장에게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소리를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법 50조 1항에 따르면 항공기의 승무원을 지휘·감독하는 것은 기장의 권한으로 명시돼 있어 조 부사장의 지시가 월권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기내의 서비스와 안전을 책임지는 사무장이 매뉴얼을 제대로 못 찾으니 문제가 있다고 보고 부사무장에게 직무를 대신 수행하도록 한 것이라고 대한항공 측은 설명했다.

조 부사장의 지시로 해당 항공편은 도착이 예정시간보다 11분 지연된 한편, 뉴욕 공항에서 내린 사무장은 다음 항공편이 뜰 때까지 10시간 이상 기다렸다가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아 부사장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로 2006년 대한항공 기내식사업본부 부본부장(상무보)를 맡은 뒤 전무를 거쳐 지난해 3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5월에는 하와이에서 아들 쌍둥이를 낳아 원정출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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