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화 '빅딜'…테크윈·케미칼 주가향방은?
삼성-한화 '빅딜'…테크윈·케미칼 주가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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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테크윈, 방산분야 시너지…'삼성 프리미엄' 소멸
한화케미칼, 차입금 증가 등으로 재무구조 악화 불가피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의 '빅딜'(대기업 간 사업 맞교환) 소식에 삼성테크윈과 한화케미칼 주가가 크게 출렁이는 모습이다. 매각 대상인 삼성테크윈은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진 반면, 인수자인 한화와 한화케미칼은 상승세를 보이는 등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일단 이번 '빅딜'로 삼성그룹은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고, 한화그룹도 주력사업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있어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 삼성테크윈의 주요 지분 관계 현황 (자료 = 동부증권 리서치센터)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등은 오전 이사회와 경영위원회를 열어 삼성테크윈 지분 32.4%를 8400억원에 한화로 매각하기로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종합화학 지분(57.6%) 역시 한화케미칼, 한화에너지에게 1조6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또 삼성테크윈의 합작 자회사인 삼성탈레스와 삼성종합화학의 합작 자회사인 삼성토탈도 한화그룹에 양도된다. 매각 금액은 총 1조9000억원 규모로, 내년 1~2월 실사와 기업결합 등 후속조치가 마무리되면 한화그룹으로 편입될 예정이다.

이번 '빅딜' 소식은 삼성과 한화그룹의 주가에도 곧바로 영향을 끼쳤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테크윈은 개장하자마자 하한가로 직행했다. 삼성테크윈이 10% 지분을 보유한 한국항공우주(KAI)도 4% 넘게 하락 중이다. 반면 인수 주체인 한화와 한화케미칼은 2~3%대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그룹이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 등 화학 계열사들을 정리하는 것에 대해, 그룹 지배 구조 재편 과정에서 전자, 금융서비스, 건설플렌트 등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기 위한 경영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비주력 사업(화학 등)에 대해 매각 방침을 내렸다는 것.

대신 삼성테크윈에 대해서는 이번 한화그룹에 피인수 되면서 오히려 항공과 방산부문에 주력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한화그룹 역시 이번 계약으로 전통적 주력사업인 방산과 석유화학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어, 향후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그룹이 방산부문에 역량을 집중해 육성할 경우, 삼성탈레스 추가 50% 지분 인수를 통한 합병 또는 자회사 편입 시도를 통해 항공ㆍ방산 전문업체로 도약하는 등 긍정적 인 측면이 있다"며 "또 삼성테크윈의 항공기 엔진부문, 한화의 유도무기체계, 무인기 등과의 항공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 프리미엄' 소멸로 주가 측면에서는 부정적 요인이 더 클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 브랜드로 진행해 온 CCTV, 칩마운터 사업부문의 차질이 예상됨과 동시에, 삼성중공업 등 중공업 계열사와 협업을 기대했던 에너지 장비 사업 등도 전면적으로 경영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며 "그간 높은 밸류에이션 기반이었던 삼성프리미엄이 소멸돼 주가에 약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삼성그룹에서 '버린 카드'라는 인식과 인수 이후 발생할 대규모 '빅베스'(경영진 교체시기에 앞서 부실자산을 한 회계연도에 모두 반영) 우려감으로 강한 하락을 보일 수 있다"며 "하지만 최근 삼성테크윈이 '방산전문, 항공기부품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을 감안하면 과격하지만 충분한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냉정한 시각도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삼성종합화학을 인수하기로 한 한화케미칼에 대해서는 수직계열화 강화와, 컨덴세이트 스플리터 등 고수익성 자산 인수부문은 긍정적이나, 그에 상응하는 차입금 증가 등이 향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권영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인수대금 약 5000억원을 외부로부터 차입할 경우 한화케미칼의 순차입금은 4조3000억원에서 4조8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이미 연간 순이자비용이 약 2200억원 지출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번 차입금 수준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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