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의 벗어난 총체적 부실"…비난 여론 비등
[서울파이낸스 남라다 임초롱기자] 잇단 악재로 여론의 도마위에 오른 홈플러스가 이번엔 '경품 사기' 논란에 휘말렸다. 특히 일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불매운동이 거론되는 등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고가의 경품행사를 통해 고객 정보를 모은 뒤 고객들에게 경품은 주지 않고 고객 데이터베이스(DB)만 팔아 넘긴 것으로 드러나 말썽이 일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올해 초 실시한 경품행사에서 비롯됐다. 홈플러스는 1등 경품으로 7800만원 상당의 2캐럿 짜리 클래식 솔리테르 다이아몬드 링, 고급 수입 외제차 등을 내걸었지만 정작 당첨자는 경품에 당첨된 사실도 인지하지 못한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뒤늦게 경품에 당첨된 것을 알게된 고객들은 "홈플러스로 부터 당첨에 관한 어떠한 연락도 받은 적이 없다"며 홈플러스 측의 무성의를 이구동성으로 비판했다.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1등 당첨자만 공지했던 홈플러스 측은 "당첨자가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1, 2등 당첨자와의 통화 기록은 누락시켜 또 다른 논란의 빌미가 되고 있다. 즉, 3등 당첨자와의 통화 기록만 남긴 것은 의도적으로 고가의 경품 지급에는 소극적이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는 것이다. 이와관련, 홈플러스 측은 이같은 상황이 부각되자 뒤늦게 당첨자를 찾아 경품을 제공하겠다는 안내를 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하지만, 경품행사 당첨자 중에 홈플러스 직원들이나 친구 등 지인들이 포함돼 문제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한 직원이 데이터를 조작해 자신의 친구에게 고가의 외제차를 당첨되게 한 뒤 이를 되팔아 3000만원의 부당 이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사 과장과 팀장 등도 내비게이션이나 상품권 등의 경품을 수령해간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이 아니다. 홈플러스는 경품행사 응모 시 남기는 고객정보를 이용해 DB 장사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홈플러스는 보험회사나 카드사에 고객 한 명당 2000원에서 최대 4000원을 받고 고객 정보를 넘겼는데, 매년 300만명 이상의 고객정보가 이런 식으로 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사기 경품도 모자라 고객 정보로 장사까지 한 것은 고객을 우롱하는 처사라는 비난과 함께 '홈플러스 불매운동'이 확산될 조짐이다. 홈플러스의 이같은 행태는 '상도의'에 벗어났을 뿐아니라 '총체적 부실'이라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홈플러스의 이같은 행태에 대해 동종 유통업계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매출부진으로 꼼수를 부리다, 가장 기본인 고객과의 신뢰를 잃게 됐다는 지적이다.
한편 홈플러스는 '경품 사기' 외에도 납품업체에 단가를 내리라는 내용의 이메일이 공개되고 수백억대 로열티 지급, 노조파업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