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금융지주 전망] 우리금융發 지각변동 '초읽기'
[2014 금융지주 전망] 우리금융發 지각변동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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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리딩컴퍼니' 등극…NH농협금융, '빅4' 편입
BS금융, 경남銀 품고 '지방 1위'…DGB·JB금융 순위경쟁

[서울파이낸스 채선희 문지훈기자]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를 필두로 국내 대형 금융지주를 비롯한 지방은행 판도에 대규모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우리금융의 빈 자리를 NH금융지주가 채우는가 하면 BS금융지주는 경남은행을 품고 시중은행에 버금가는 '규모의 경제'를 갖추게 될 전망이다.

◇4대 금융지주 체제변화 가시권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1호 금융지주사이자 총자산 기준 최대 금융사인 우리금융 민영화로 그동안 굳건했던 4대 금융지주(KB·우리·신한·하나) 체제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우선 우리금융 민영화가 마무리되면 신한금융지주가 총자산 기준 국내 최대 금융지주로 올라선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지주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총자산은 317조3949억원이다. 기존에는 우리금융이 총자산 332조8031억원으로 최대 금융지주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었다. 신한지주에 이어 KB금융(296조9585억원)과 하나금융지주(296조5119억원)가 뒤를 잇는다.

그러나 KB금융이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비은행 부문 인수·합병(M&A)을 추진중인 점을 고려해 향후 현대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 인수에 나설 경우 KB금융의 총자산은 316조원대로 증가, 신한지주와의 격차를 좁힌다. 현대증권의 총자산은 18조9948억원이며 여기에 우리파이낸셜 인수 확정 시 3조7989억원이 추가된다.

또한 NH농협금융이 우리투자증권 패키지(우리아비바생명+우린금융저축은행)를 자회사로 편입시킬 경우 민영화로 4대 금융지주에서 빠지는 우리금융의 빈자리를 채울 전망이다. NH농협금융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자산은 255조4052억원으로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최종 인수가 확정되면 총자산은 34조3669억원 늘어난 289조7721억원이 된다.

KB금융, 하나금융과의 격차를 좁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 인원수도 기존 1만5838명에서 1만9327명으로 증가한다. 반면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 패키지를 비롯해 지방은행 매각 완료 시 자산이 263조3000억원(약 40%)으로 약 40%가 사라진다. 2만5178여명으로 국내 최대인 인원수도 약 1만명이 줄어든다.

한편, 비은행 계열 강화가 시급한 KB금융을 제외한 나머지 금융지주들은 당분간 국내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나금융은 국내보다 해외시장 M&A에 주목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에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을 이유로 들며 "3년 내로 여력이 생기겠지만 당분간은 (국내 M&A) 투자여력 한도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BS금융·JB금융 모두 '투뱅크 체제'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과정에서 지방금융업계도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 민영화의 첫 단계로 매각이 추진중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이 각각 BS금융지주, JB금융지주의 품에 안기면서 업계 순위가 재조정되기 때문이다.

지방금융업계 1위인 BS금융이 3위인 경남은행을 성공적으로 인수할 경우, 시중은행보다 큰 규모의 금융그룹이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2013년 9월말 기준으로 BS금융은 총자산 46조원, 점포수 267개, 인원수 4033명이다. 경남은행을 인수할 경우엔 총자산 78조원, 점포수 434개, 인원수 6200여명에 이르게 돼 현재 업계 라이벌인 DGB금융지주보다 두 배 이상 커지게 된다.

또 자산, 점포수 측면에서는 시중은행인 한국SC은행과 한국씨티은행보다 규모가 커진다. 업계 꼴찌인 제주은행 다음으로 자산규모가 적었던 JB금융지주는 광주은행을 인수할 경우 총자산 34조5000억원, 점포수 264개, 인원수 3074명에 달하게 된다. 이에 DGB금융지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전망이다.

그러나 인수합병(M&A)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특히 경남은행의 경우 지역 반발이 매우 거센 상황. 경남은행의 '지역환원'이 실패하자 경남은행 노조는 즉각 성명을 내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BS금융의 인수를 무산시키겠다"고 경고했다.

경남도는 제2금고인 경남은행과의 약정을 해지하고 새로운 금고 지정 절차에 들어갔으며, 경남지역 국회의원들은 조세특례제한법(이하 조특법) 통과에 반대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경남·광주은행을 매각할 경우 6500여억원의 세금을 부담해야 하나 법 개정이 표류하면 세금을 부담할 수 없어 민영화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에 더해 BS금융의 경남은행 실사는 한 달 가량 늦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경남은행 실사는 내달 초부터 5주간 실시될 예정이었으나, 업계 안팎에선 BS금융이 지역민들과 정치권의 반발이 심한 상황에서 실사를 조속히 진행할 입장이 아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BS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는 각각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을 '투뱅크 체제'로 유지하기로 했다. 은행 명칭이나 본점, 지점, 인력 등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투뱅크 체제로 가도 바게닝파워는 커지게 되고 전산통합 등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는 충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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