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인수 반대" …현대엘리베이터 노조, '쉰들러 규탄대회'
"적대적 인수 반대" …현대엘리베이터 노조, '쉰들러 규탄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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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쉰들러의 생존권 위협 규탄대회’에 참석한 권순평 현대엘리베이터 노동조합 위원장(왼쪽)과 조성규 부위원장(오른쪽). (사진=현대엘리베이터)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현대엘리베이터 노동조합이 다국적 기업 '쉰들러 홀딩 AG'의 적대적 인수를 규탄하고, 부당한 시도가 계속될 경우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엘리베이터 노동조합은 8일 오전 본사 대강당에서 조합원 6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쉰들러의 생존권 위협 규탄대회'를 열고 쉰들러의 부당한 인수합병 시도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노동조합은 성명서에서 "다국적 승강기 제조사들은 시장 확보 후 국내 연구 개발 시설을 없애는 것을 물론 생산 공장마저도 폐쇄해 수많은 노동자가 직장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또 "값싼 제품을 수입해 불량 공세를 펼쳐 토종 승강기 업체를 도산시켰다"며 "쉰들러는 부당한 목적을 이루기 위한 시도와 한국 승강기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노동조합에 따르면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승강기사업 인수를 위해 의사회의사록과 회계장부를 열람하고 신주발행을 금지하는 등 각종 소송을 비롯한 압박을 가해왔다.

지난 2011년 이후 쉰들러가 제기한 5건의 소송 중 장부 열람 사건은 세 차례 기각되고, 지난해 3월 유상증자 때 제기한 신주발행금지가처분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이 인정됐다. 이후 쉰들러는 지난달 19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유상증자에 대해 '법원에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권순평 노동조합 위원장은 "쉰들러는 2003년 중앙엘리베이터를 인수한 뒤 연구개발 기능을 축소하고 생산 공장을 물류 창고로 전환해 시장 점유율 5%대의 회사를 2%대로 추락시킨 전례가 있다"며 "쉰들러가 국내 1위의 시장 점유율과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현대엘리베이터를 집어삼킬 경우 국내 승강기 시장과 원천 기술은 모두 잠식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권 위원장은 "현대엘리베이터 노동조합은 쉰들러의 무분별한 소송 제기 등 부당한 인수 시도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조합원은 향후 쉰들러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부당한 시도가 계속될 경우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쉰들러는 다국적 승강기 업체로,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 30.89%를 보유하고 있는 2대주주다.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사업 인수를 위해 보유 지분을 35%까지 늘려왔으나, 지난해 6월 현대엘리베이터가 9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자 30.89%까지 떨어졌다. 이에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가 주가 하락을 부추겨 1억6600만달러의 손실을 입었다"며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그러나 현대엘리베이터가 지난해 12월에도 2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해 양사의 경영권 분쟁이 계속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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