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외환銀 통합, 엇갈린 국내외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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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통합 시너지 '기대'…카드부문 통합 '막막'

[서울파이낸스 문지훈기자] 하나+외환은행 시너지 창출에 주력하고 있는 하나금융지주가 국내외 시장에서 표정을 달리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현지법인 'PT Bank KEB HANA'가 내년 1월 출범할 예정이다. 이번 법인통합은 인도네시아 현지법에 따른 것으로 인도네시아에서는 1개 금융지주사가 2개 이상의 은행 보유를 금지하고 있다.

만약 2개 이상을 보유할 경우 의결권 행사가 10%로 제한되며 10% 초과 지분은 1년 내 매각해야 한다. 하나금융은 중국에서도 이와 같은 이유로 연말까지 현지법인 통합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가 해외 법인을 통해 구체화 되고 있는 셈.

그동안 국내 통합작업을 놓고 대립각을 세웠던 노조에서도 잡음이 없다. 김보헌 외환은행 노조 전문위원은 "지난해 하나금융 측과 외환은행 경영진이 해외법인에 대한 현지 감독당국의 요구가 있을 경우 이를 고려해 통합 여부를 결정하기로 언급했고 노조도 수락했었다"며 "이러한 이유로 현지법인 통합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내시장에서의 통합작업은 더디기만 하다. 외환은행 노동조합 측의 반발 때문이다.

앞서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최근 "경기침체에 소비 둔화의 영향으로 카드 매출이 줄어든 반면 카드시장은 포화상태가 됐다"며 "하나SK카드와 외환은행 카드부문 관계자로 구성된 ‘지배력 강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하나금융이 사실상 하나SK카드와 외환은행 카드부문 통합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도 즉각 반발하며 지난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당시 합의사항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현재 하나금융은 하나SK카드와 외환은행 직원 각각 4명으로 구성된 TF를 구성한 상태다.

이처럼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가 TF 구성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는 이유는 지난해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에 대한 독립경영을 보장하며 체결한 합의서 때문이다. 외환은행 노조가 공개한 합의서 내용에는 'IT, 신용카드의 경우 금융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개선방안을 마련해 실행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이에 대한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가 해석이 엇갈리는 것.

김보헌 전문위원은 "합의서에는 카드부문을 통합해도 된다는 내용이 없다"며 "카드만 (독립경영에서) 예외로 한다는 내용도 없기 때문에 투자확대 등 통합을 제외한 범위에서 시장지배력 강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하나금융은 카드부문 통합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모습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IT부문 업그레이드 시도도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개선방안을 마련해 실행할 수 있다'는 조항을 바탕으로 진행했던 것"이라며 "통합을 전제로 TF를 구성한 것은 아니지만 합의서에 통합에 대한 내용이 없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이어 "윤용로 외환은행장이 직접 TF 구성을 언급했고 그 배경에는 (카드부문 경쟁력 강화에 대한) 여러 가지 고민이 있지 않았겠나"라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외환은행 노조는 '비상대책위' 구성을 완료하고 향후 상황을 지켜본 뒤 투쟁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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