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매각 방식은?…지방은행들 '촉각'
우리금융 매각 방식은?…지방은행들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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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윤 "위원장 직 걸고 성사"
광주·경남銀 분리매각 가능성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최근 3차례나 무산된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추진에 팔을 걷어 부쳤다. 금융당국이 민영화 방식에 대해 일괄매각과 분리매각의 틀을 놓고 고심하는 가운데 우리금융 자회사인 경남·광주은행 인수전에 참여 의사를 밝힌 지방은행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18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자단 만찬에서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를 위원장 직을 걸고 가능한 빨리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영화 방식과 관련해선 그는 "국민주 방식을 제외한 모든 방안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금융 방식으로는 정부 지분을 시장에 그대로 매각하는 블럭세일, 지방은행 등 자회사를 떼어내 매각하는 분할매각, 일괄매각 등이 거론된다. 현재 당국에서는 일괄 매각한 뒤 분할하는 방안과 처음부터 분할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분할 매각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우리금융 자회사로 편입된 지방은행을 지역에 돌려줘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또 홍준표 경남지사와 박흥석 광주상공회의소 회장도 각각 경남은행, 광주은행을 지역에 돌려줘야 한다고 밝힌 바 있으며, 경남상공회의소협의회는 지난해 11월부터 경남은행 분리매각을 위한 '경남은행 통장갖기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지방은행권도 민영화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대 지방금융지주사인 BS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의 경우 경남·광주은행이 분리 매각돼 매물로 나올 경우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사를 수차례 밝힌 상태다.

DGB금융지주측은 "분리 매각 결정이 나면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며 "경남·광주은행 모두 인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BS금융지주도 "아직 검토하고 있는 바는 없으나 정부 방침이 분리매각으로 정해지면 인수전에 참여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인수전을 앞두고 양 금융지주사는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BS금융지주 관계자는 "지역 정서도 중요하지만 인수전에서는 어차피 '자금력 싸움' 아니겠느냐"며 "정부도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기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가격 경쟁보다는 '명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방은행은 지역밀착형 기관으로 지역민들의 애착이 크다"며 "결국 지방은행 발전 방향과 부합한 지주사에 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산은행의 경우 경남은행과 영업구역, 지역산업이 중복되지만 대구은행은 산업 중복이 되지 않아 리스크 회피나 시너지 효과를 더욱 크게 낼 수 있다"며 "인수합병(M&A) 이라면 부산은행이 유리할 지 몰라도 지역민 반발 등으로 결국 지주사의 계열사로 편입돼 지역 중복이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6월 금융지주사로의 전환이 예정 중인 전북은행도 광주은행 분리매각 시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전북은행이 자금을 충분히 조달할 능력이 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여건은 갖춰져 있으니 인수전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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