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사외이사 선임안 통과…'ISS 내홍' 일단락?
KB금융, 사외이사 선임안 통과…'ISS 내홍' 일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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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문지훈기자] 미국 주주총회 안건 분석기관의 보고서로 내홍을 겪고 있는 KB금융지주의 경영진 및 이사회 간 갈등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모습이다.

KB금융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동 국민은행 본점에서 정기 주총을 열고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가 보고서를 통해 사외이사 선임 반대를 권고한 이경재 이사회 의장과 배재욱·김영과 이사를 비롯해 임기가 만료된 5명의 이사들의 선임이 확정됐다. 찬성률은 66.5%다.

이날 일부 주주들은 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해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한 주주는 "사외이사 선임에 찬성표를 던진 66.5% 주주들이 사외이사 전원에 대해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외이사 개인별 찬반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어윤대 회장은 개별 사외이사에 대한 찬반비율은 차후 공개키로 했다.

KB금융 내홍의 발단은 최근 ISS가 발표한 보고서다. IS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KB금융의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무산이 일부 사외이사들의 반대 때문이며 이사회의 객관성과 독립성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 이경재 이사회 의장과 배재욱·김영과 이사에 대한 선임 반대를 권고했다.

이에 KB금융은 즉각 반발했다. 당시 KB금융 관계자는 "ISS 보고서에는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반대한 사외이사로 3명을 거론했는데 이 중 표결당시 반대한 이사는 1명이며 기타 1명은 찬성, 나머지는 표결 뒤 선임된 이사"라며 "또한 보고서는 이들이 정부와 관련된 인사라고 했지만 공직을 그만둔 지 10년이 넘은 인물들이다"라고 반박했다.

KB금융은 즉각 내부 진상조사에 돌입, ISS 측과 접촉해 왜곡된 개인의사를 전달하고 주주들의 혼란 및 주주총회 진행에 차질을 야기한 혐의로 박동창 전략담당 부사장을 즉각 보직 해임했다.

박동창 부사장은 지난해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지휘한 인물로 어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박 부사장이 어 회장의 최측근이라는 점을 들어 ISS 정보전달 과정에 어 회장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었다.

또한 KB금융은 즉각 주주 및 고객 등을 대상으로 해명에 나섰다. ISS 보고서가 외국인 및 기관 투자가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데다 KB금융의 외국인 지분비율이 66%를 넘을 정도로 높기 때문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전 경영진이 주주, 고객, 시장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ISS 주장 가운데 잘못 알려진 부분을 해명했다"며 "그 결과 경영진의 논리와 설명에 이해하고 공감을 표시하는 주주들의 비율이 크게 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 사외이사들의 연임에 여부에 상관없이 그동안 KB금융을 이끈 어윤대 회장은 리더십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무산 당시 이사회와의 갈등을 겪은 데다 이번 사태로 또 한 차례 불미스러운 일을 겪게 됐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노동조합도 최근 일부 사외이사의 선임에 반발함과 동시에 어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에 대해 책임을 물었다. 국민은행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논란이 된 사외이사는 물론 경영진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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