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브릿지 파업 300일-2] "파업 종료 어렵지 않습니다"
[골든브릿지 파업 300일-2] "파업 종료 어렵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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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윤동기자] "우리의 파업은 돈이 걸려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회사가 단체협약 개악안을 포기한다면 문제가 쉽게 풀릴 수 있습니다"

지난 15일 오전 10시15분 '출정식'을 마친 김호열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노조위원장(사진)은 의외로 차분했다.

수염을 길러 '도인'처럼 보이는 풍모와는 달리 소탈하게 웃는 모습은 말 그대로 평범한 증권맨이었다. 하지만 최근 경제현안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시각도 가지고 있었다.  

이런 그가 300일이 넘는 최장기 파업의 부담을 짊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김 위원장은 물러설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로 지난 2011년 10월에 사측이 요구한 단체협약 개정요구를 꼽았다. 당시 사측이 자유로운 정리해고 조항, 조합원의 범위 축소, 광범위한 해고사유 신설 등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개정안을 제시한 것.

때문에 김 위원장은 '파업의 끝'도 사측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정리해고 등 사측의 무리한 협약안이 수정돼야 한다는 얘기다.

"우리는 항상 협상의 문을 열어 놓고 있지만 사측은 그렇지 않습니다. 대부분 앉자마자 '회사측의 요구는 변함이 없다 노조측에서 수용할 건가'하고 묻습니다. 사측에서 부당한 요구만 하지 않으면 저희는 바로 업무 현장으로 복귀할 수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건 사측의 유연한 태도입니다"

그는 당장 사측이 태도를 바꿀 것으로 보지는 않고 있었다. 현재 이상준 회장이 형사 피의자로 조사를 받고 있으며 장기파업으로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의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매각설이 나도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매각 여부에 대해서는 관여할 생각이 없습니다. 사측의 부당한 요구만 철회한다면 업무일선에 복귀할 것입니다" 

김 위원장은 끝까지 함께 해준 87명의 노조원들에 대해서도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여름에 뙤약볕에 쓰러지는 경우도 있었고, 행진 중에 한 노조원이 발에 동상을 걸리는 일도 있었습니다. 장기적으로 월급을 받지 못해 생계가 곤란해 대출을 받는 노조원도 많은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탈 없이 버텨준 게 지부장으로서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또 그는 이번 파업을 치르면서 금융권 대주주에 대한 심사가 엄격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고객의 돈을 맡는 금융사의 최대주주가 아무런  견제장치 없이 절대권력을 휘두르게 된다면 결국 피해를 입는 것은 금융소비자라는 지적이다.

"제2금융권의 대주주의 심사가 철저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저축은행 사태도 터지고 우리도 이런 파업을 하고 있는 것 아닐까요. 2금융권이라고 해도 대주주의 준법성과 건전성, 적격성 등을 엄격히 심사를 해야 합니다. 또 대주주가 된 이후의 사후관리도 강화해야 합니다. 지금은 금융사 대주주에 대한 아무런 견제 장치가 없습니다. 금융당국에서 이런 제도를 만들어야 금융소비자 피해가 줄어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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