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에 日 IT株 베팅? …'글쎄'
엔저에 日 IT株 베팅?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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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한수연기자] 엔저 약세에 소니(Sony), 파나소닉(Panasonic) 등 일본 IT기업 주가가 급등했지만,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투자 신중론'이 일고 있다.

14일 일본 도쿄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소니는 올 들어 36% 넘게(2월13일 기준) 상승했다. 같은 기간 파나소닉과 샤프(Sharp)도 각각 29.69%, 8.25% 올랐다.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정부의 양적 완화에 엔화가치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다.

특히 지난 4일 시가총액 기준으로, 파나소닉(183억 달러)과 소니(159억 달러)는 삼성전자(1800억 달러)에 이어 전자업계 2위와 3위에 각각 올라섰다. 석 달 새 LG전자(106억 달러)를 제친 것이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일본 IT기업에 대한 투자에는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 기업의 실적 악화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실제 소니는 2012회계연도 3분기(10~12월) 108억 엔의 순손실을 기록해 8분기 연속 적자를 냈고, 파나소닉은 2년 연속 7000억 엔(약 8조1280억 원) 이상의 최종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때문에 엔화와 같은 매크로 변수에 베팅하기 보다는 일본 IT기업의 경쟁력에 대한 근본적인 분석이 더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니의 대표적 제품군인 디지털카메라, 캠코더의 성장세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대체재의 폭발적 성장 탓에 정체된 상태"며 "단순히 엔화가 약세로 돌아섰다고 해서, 일본 IT기업의 매출이 증가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광진 동양증권 연구원은 "소니는 리먼 사태 이후 폭스콘(Foxconn)을 통해 저가제품을 내놨다가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했고, 파나소닉은 플라즈마디스플레이(PDP) TV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액정표시장치(LCD) TV부문의 주도권을 잃었다"며 "이들 기업들에 엔저수혜가 일부 예상되지만, 브랜드파워를 상실한 세트업체들의 시장지위 회복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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