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상반기 부동산시장 결산] "하반기 전셋값 재상승 우려"
[2012 상반기 부동산시장 결산] "하반기 전셋값 재상승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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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성재용·문지훈기자] 올 상반기 아파트시장은 글로벌 경기악화 및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거래는 위축되고 가격도 조정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매수심리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하반기에도 이 같은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 유럽 재정위기·보금자리주택 공급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 매매시장은 전국적으로 0.87% 하락한 가운데 서울(-1.79%), 신도시(-1.74%), 수도권(-0.82%) 지역의 매매가 하락폭이 지난해 하반기보다 커졌다. 지방(0.66%)과 광역시(0.04%)의 경우 오름세가 지속됐지만 가격 상승폭이 줄어 전국 아파트값이 내림세로 돌아섰다.

정태희 부동산써브 팀장은 "지방 아파트시장의 분위기는 좋았지만 서울은 매물을 내놔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여파가 큰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또 일부 전문가들은 보금자리주택 공급도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 매매 부진에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김충범 부동산1번지 팀장은 "보금자리주택 공급이 수요자들에게 '뛰어난 입지를 자랑하는 단지도 저렴한 가격으로 분양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다"며 "보금자리주택을 분양받기 위해 매매에 나서지 않는 수요자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정태희 팀장 역시 "보금자리주택 공급이 수요자들의 거래 심리를 위축시킨 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 자료: 부동산114

아파트 전세 시장의 경우 최근 2~3년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지만 올 상반기에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아파트 전셋값은 전국적으로 0.37% 상승했으나 서울(-0.47%)과 신도시(-0.22%)는 하락했다. 수도권(0.29%)과 지방(1.66%), 광역시(0.90%) 전셋값도 상승폭이 줄어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는 대개 학군수요와 신혼부부 수요, 봄철 이사수요로 1분기 전세시장이 들썩였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센터장은 "최근 급등한 전셋값 부담으로 지역별 조정이 나타났고 재계약 사례도 증가해 가격 변동 폭이 둔화됐다"며 "쉬워진 수능과 대체 학군의 성장으로 기존 인기 학군지역의 임대 수요가 크게 늘지 않았고, 올해 윤달로 인해 신혼부부 수요도 줄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자료: 부동산114

올 상반기 아파트 매매거래량(14만8691건)도 전년동기대비 약 41% 줄었다. 서울(1만3349건)을 포함해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는 총 5만904건이 거래됐다. 취득세 감면혜택이 종료된 지난 1월에는 거래량이 급감했으나 2~4월에는 기저효과와 4.11 총선 이후의 급매물, 저가 매물 거래로 연초보다 거래량이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대내외 경기 불안 등으로 거래시장 위축은 계속됐다. 단기간에 아파트값이 급등해 수요자들의 접근이 어려워진 지방도 매수세가 주춤하며 전년동기대비 39%가량 줄어든 9만7787건이 거래됐다. 올 상반기 입주물량도 다가구주택과 다세대, 연립 등 대체 상품 공급 증가로 전년동기대비(9만6510가구) 20.6% 감소한 7만6591가구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아파트시장이 이러한 움직임을 보인 가운데 '할인(Sale)', '소형(Small)', '스마트(Smart)', '실버(Silver)' 등의 요소가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돼 시세보다 저렴한 급매물이나 경매시장에 수요자들이 몰렸고, 신규 분양시장에서는 '착한 분양가'를 내세운 단지가 관심을 끌었다. 또 가격을 할인해 재분양에 나선 미분양 사업장도 있었으며 과거 동일지역의 분양가보다 공급가격을 낮춘 사업장도 등장했다. 이 같은 영향으로 전용 85㎡ 이하 중소형 평형의 공급량이 늘고, 청약 경쟁률과 가격 상승률 모두 강세를 보였다. 더불어 소형주택이 대세를 이루며 평면설계도 진화하기 시작했다. 같은 공간을 두 배로 활용할 수 있도록 수납공간을 확보하고 동선을 단순화한 '스마트'기능이 도입된 것이다.

이밖에 '100세 시대' 도래와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아파트 위주의 주택시장에 한옥, 단독주택 바람도 불기 시작했다. 최근 아파트의 상품가치가 하락한 영향도 있지만 노년을 준비하는 중장년층이 늘어 고가 단독주택 마을이나 강북지역의 단독주택村이 재조명받고 있다. 판교신도시나 세종시처럼 새로 개발되는 주거지역에서도 단독주택 용지 분양이 인기를 끈 바 있다. 한옥도 중소형 규모의 단지들이 조성되는가 하면, 관광객 숙박시설로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했다. 전통적인 한옥식 설계에 아파트의 편의성을 더한 한옥형 아파트도 선보여 실버세대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 하반기, "전셋값 다시 오를 수도"

올 하반기 아파트시장은 실속형 소비자와 실수요자 비중 증가로 저가나 급매물 위주의 거래가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또 투자성이 뚜렷한 지역과 단지를 중심으로 아파트 거래가 이뤄져 지역별 양극화 현상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2월 치러지는 대선 결과에 따른 영향과 5.10대책의 후속조치를 통한 규제 완화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김규정 팀장은 "추가 규제 완화안이 발표되고 5.10대책의 후속조치가 실행된다면 규제에 의한 거래시장 부진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서울시의 뉴타운, 재건축 정비사업 관련 규제 변화 등도 아파트시장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꼽히지만 경제 상황이 어려운데다 '복지', '안정', '공정' 중심의 주택정책 방향으로 설정돼 그에 따른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임대시장의 경우 입주 쏠림과 강남권 재건축 이주 등에 따른 국지적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김규정 팀장은 "전세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도심 업무지구나 재건축 이주 등의 영향으로 단기간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지역은 국지적인 물건 소진과 전세가격 오름세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택지지구와 신도시 입주 물량의 여파로 수원, 고양, 김포, 남양주, 인천 등은 올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입주 초기 지연 사례와 그에 따른 가격 조정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올 하반기 아파트시장 전망이 여전히 어둡다는 분석도 나왔다. 정태희 팀장은 "현재 가라앉은 아파트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만한 요인이 없다"며 "18일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을 담은 5.10대책의 후속조치가 나왔지만 국회를 통과해야 실시되는데다 7, 8월 휴가 및 9월 추석, 12월 대선 등의 영향으로 아파트시장에 관심을 가질만한 여건이 조성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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