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 "환헷지? 그런거 몰라요"…수출기업의 '위험한 도박'
[마켓인사이드] "환헷지? 그런거 몰라요"…수출기업의 '위험한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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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환헷지 선택 아닌 필수"

[서울파이낸스 양종곤기자] A기업은 지난 3분기에 전년보다 600% 넘는 순이익을 기록했다. 수출비중이 높다보니 9월 환율급등 수혜로 큰폭의 실적개선이 가능했다. 

이와관련 A기업은 키코(KIKO) 등과 같은 통화옵션파생상품에 가입하지 않은 것이 실적개선의 주된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위험한 도박'을 한 것이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원달러 환율의 평균 폭이 6.2원을 기록하며 1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상승 고점은 1140원선을 넘어 지난 12월 이후 9개월 고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환율 상승은 A 기업처럼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에 호재다. 실제로 A 기업의 수출 매출 비중은 80%에 달한다. 그럼에도 A 기업은 환헷지에 손을 놓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출입 기업들은 환율 변동에 대비해 환헷지라는 방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상식이다. 

예를 들어 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지난해 수출 비중이 48%로 한해 6700만달러가 환 리스크로 노출됐었다. 때문에 롤 오버, 실물 인수도를 병행해 지난해 환율하락에도 불구하고 안정적 영업이익을 낼 수 있었다.

환헷지를 하지 않는 기업들도 나름 그들만의 '이유'가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촉발된 '키코(KIKO)사태' 때문이다. 당시 키코에 가입한 중소기업들은 예상치 못한 환율급등으로 수조원대의 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수출중소기업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80%가 넘는 기업이 환율 불안정에 대한 실적을 걱정했다. 하지만 환위험을 따로 관리하지 않는 기업은 전체 비중 4분의 1에 달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키코로 막대한 손실을 본 기업들 사이에 환헷지 상품에 대한 반감이 여전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출입기업들에게 환헷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A기업처럼  '모' 아니면 '도'식의 환율 대응법은 실적 변동성 리스크를 늘상 내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김희성 박사는 "헤지는 환차익이 아니라 환차손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라며 "수출입 기업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필수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증권사들 역시 환헷지를 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서는 '실적 리스크'를 이유로 '투자주의' 종목으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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