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국제팀] 카다피의 마지막 말은 "쏘지마!" 였다. 철권통치의 종말은 비참했다. 평소 사치스런 생활을 즐겼던 카다피는 마지막 순간에는 좁은 배수관에 숨어있다가 시민군에 붇잡혀 끌려 나온 뒤 성난 시민군의 총을 맞고 숨진 것으로 외신들이 21일 전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해 보면, 시민군은 90분간의 치열한 교전 끝에 마침내 카다피의 고향 시르테를 함락시키는데 성공했다. 카다피의 친위대 패잔병들은 각자 자기 살 길찾기 바쁜 가운데, 시민군은 친위군을 남김없이 소탕하기 위해 마을을 샅샅이 뒤졌고, 좁은 배수관에 숨어 있던 카다피가 발각됐다.
평소 사치스런 생활로 유명했지만 생포 당시 그의 곁에는 아무도 없었고, 두 다리에는 심각한 부상까지 입은 상황이었다. 카다피는 쏘지말라며 애원했지만, 흥분한 한 시민군이 그의 머리에 총을 쐈다. 시민군은 곧바로 카다피를 구급차에 태워 병원으로 옮겼지만 출혈이 심해 곧 숨졌다.
지난 8월20일 시민군이 수도 트리폴리로 진격한 뒤 정확히 두 달만이다. 베두인(사막의 유랑민족)의 후예로 태어나 운좋게 권력을 잡고 40년 넘게 철권통치를 휘두른 카다피. 한때 리비아의 체 게바라로 불릴 정도로 명성을 얻기도 했고, 언제나 기세등등했던 그이지만 고향마을에서 가장 비참한 모습으로 그렇게 허망한 최후를 맞고 말았다.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셰스쿠의 말로가 그랬듯이.
저작권자 © 서울파이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