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상승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
유가상승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
  • 교보증권 주상철 투자전략팀장
  • ggm11@seoulfn.com
  • 승인 2011.01.2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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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보증권 주상철 투자전략팀장
금융위기로 큰 폭으로 하락했었던 국제유가는 지난 12월 하순 이후 27개월 만에 배럴당 90달러 대로 다시 상승했다. WTI 유가는 지난 8월 말 72.9달러에서 최근 91.4달러로 25% 정도 상승했다. 유가 상승배경으로는 타이트해진 수급여건, 풍부한 달러 유동성 및 달러약세 등을 들 수 있다.

수급면에서 보면 미국의 원유재고는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회복으로 원유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나 수급여건은 타이트해졌다. 또한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정책 등으로 달러 유동성 확대, 위험자산 선호도 증가 및 달러 약세가 초래되면서 원유시장으로 투기성 자금이 유입된 것도 유가상승의 요인이 됐다.

2010년에 원자재 시장으로 유입된 금융자금 규모는 약 60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2차 양적인 완화정책이 2011년 2분기까지 지속됨으로 원유시장으로의 유동성 유입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향후에도 이상과 같은 유가 상승요인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유가는 상승흐름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2011년에는 전 세계 원유 수요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유가는 상승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1년 전 세계 원유 수요는 하루 8777만 배럴로 2010년보다 1.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지만 OPEC의 원유공급 확대 및 중국의 긴축 정책 등으로 유가 상승세는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가 완만한 상승세를 지속한다면 주식시장은 어떠한 영향을 받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완만한 유가 상승세가 세계 경제회복세를 지연 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고 국내 경제 성장에 대한 충격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과거 유가가 공급부문의 충격이 아니고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증대에 의해서 상승할 경우 유가와 주가지수는 동반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2005년 이후 유가와 KOSPI간의 0.65의 정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처럼 유가와 주가지수가 동반상승한 것은 유가상승에 따른 기업비용 증가보다는 유가상승 이면에 있는 수요증대에 따른 매출증대 효과가 더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향후에도 유가가 선진국 경제회복 및 신흥국 고성장에 따른 수요증가를 반영해 상승한다면 유동성이 풍부한 가운데 유가와 주가지수는 동반 상승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유가상승으로 물가 상승률이 확대되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가상승률과 주식시장의 관계에 있어서 통상 낮은 인플레이션이 주식시장에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지만 물가상승률이 너무 낮으면 성장률이 낮고 따라서 기업의 수익증가율이 낮을 수 있다. 오히려 적정한 물가상승률이 유지될 때 기업의 수익증가율이 보다 양호할 수 있다. 따라서 유가상승에 의한 물가 상승이 소폭에 그친다면 주가지수에 대한 부정적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종별로 보면 운수업종과 전기가스 업종은 석유투입비중이 크지만 비용 증가분을 제품 가격에 비례적으로 전가시키기 어려워 유가상승의 악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만 화학업종은 석유투입비중은 크더라도 유가상승에 따라 석유화학 제품가격도 비례적으로 상승해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유 업종은 유가상승의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과거 유가와 화학업종지수 추이를 보면 정의 상관관계를 갖고 움직였다.

한편 석유제품의 투입 비중이 낮은 전기전자, 통신서비스 및 금융보험업종 등은 유가상승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석유제품의 투입비중이 낮으면서 국내 인플레이션에 덜 민감하고 신흥국 고성장 및 선진국 경제회복의 수혜를 보는 IT관련 수출업종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유가 상승으로 인해 해양플렌트 사업의 수주 증가 예상으로 수혜가 기대되는 조선업종 등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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