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우리금융 민영화, 투자자도 '갈팡질팡'
길 잃은 우리금융 민영화, 투자자도 '갈팡질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외국인·기관 매매동향 정반대…전문가 의견 '분분'
주가 하락 불가피·단기 모멘텀 약해
vs아무 영향 없다·단기상승여력 최고

[서울파이낸스 전보규 기자] 민영화가 중단된 우리금융에 대해 투자자들이 갈피를 못잡고 있다. 민영화 중단을 바라보는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도 분분해 어느 한 쪽으로 방향을 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2일 우리금융 주가는 전날보다 1.28% 하락했다. 민영화 중단 후 거래 첫 날인 지난 20일은 코스피지수 하락에도 불구하고 6.55% 뛰어 올랐고 다음날도 0.97% 상승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과 기관은 정반대로 움직였다. 지난 20일 순매수했던 기관은 이후 이틀간 순매도세로 돌아섰고 외국인은 순매도 후 이틀간 순매수에 나섰다.

증권사들의 투자의견도 엇갈렸다. 민영화 중단 이후 키움증권은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고 메리츠종금증권은 우리금융을 은행업종 최선호종목(top-pick)으로 꼽았다.

반면 동양종금증권은 투자의견은 유지했지만 목표주가는 하향했다. 교보증권은 단기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민영화 중단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더욱 다양하다.

심규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민영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향후 성장 가능성과 수익성 개선방법 등이 반영되면서 할인률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런 가능성이 지연되면서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경쟁 은행에 비해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자산건전성 부문의 펀더멘털 이슈가 다시 부각되고 블록세일 등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영화 논의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매각입찰 중단은 이미 예상했던 사안으로 주가에 이미 반영됐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매각 중단으로 소수 지분의 블록세일 가능성 대두, 수급 악화와 같은 부정적인 측면이 대두될 수 있지만 우리금융 입찰 중단 가능성은 이미 시장에서 인지했던 사안"이라며 "매각 중단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시각도 있었다.

전재곤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민영화 이슈가 주가에 프리미엄으로 작용하지 않았고 오히려 우리금융의 주가는 타 은행 대비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할인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블록세일로 인한 오버행 부담 등 수급요인을 감안해도 과도한 저평가 상태기 때문에 추가적인 하락위험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매수의 기회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기상승을 두고도 의견이 엇갈렸다. 단기모멘텀이 약하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저평가와 실적개선을 감안할 때 단기 상승여력이 업종 중 가장 높다는 분석도 나왔다.

성병수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점진적 실적 회복이 예상되고 업종 대비 밸류에이션 격차가 커진 상태이기 때문에 추가 하락 가능성보다는 점진적 주가 회복 가능성이 더 크지만 단기적인 상승 모멘텀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반대로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민영화가 지지부진 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면서 주가 상승여력이 부족했지만 최근 민영화 지연이 결정되면서 주가 드라이버는 다시 실적과 밸류에이션으로 돌아왔다"며 "우리금융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올해 기준 0.86배로 은행 평균 1.08배를 밑돌고 있고 현대건설매각이익을 포함해 2011년 순이익은 2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은행업종 중에서 단기상승여지가 가장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