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철근공급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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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가격 인상 놓고 건설사, 제강사 이견 팽팽

[서울파이낸스 임해중 기자] 철근가격 인상을 놓고 제강사와 건설업체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일 가격 인상을 관철시키기 위해 현대제철이 철근 공급을 중단하기로 결정하자 건설업계의 대응 강도가 높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이하 건자회)는 현대제철의 철근 공급 중단에 대해 제강사들이 원자재 값 인상을 핑계로 폭리를 취하려 한다는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건자회 회원사들이 불매운동 등 불공정행위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현대제철이 11월부터 철근 출하를 자제하기로 결정하며 철근가격 인상을 둘러싼 제강사와 건설업체 간 힘 싸움이 거세지고 있는 것.

이와 관련 전문건설협회 관계자는 “대금결제 압박을 우려한 건설업체는 철근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하려하고 있지만 제강업계는 9월은 t당 76만원, 10월은 t당 79만원을 요구하며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라며 “철근이 장시간 공급되지 않을 경우, 민간 건설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이 올 스톱될 공산이 크다”고 진단했다.

■ 양측 이견 팽배…사태 장기화되지는 않을 듯

사실상 현대제철이 건설업체들에 ‘철근전쟁’을 선포하자 건설사들의 집단 반발이 거세다.

현대제철의 철근 값 인상에 대해 불매운동이 진행된 바 있고 선 공급 후 결재 시스템을 이용한 건설사들의 대금 결제 연기가 지속되고 있다.

일단 철강업체 측은 철 스크랩과 선철 등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건설경기 위축에 따른 봉형강류 판매 부진을 이유로 톤당 79만원을 고수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와 관련 “가격인상이 없으면 현 단계에서 적자 상황을 면하기 어렵다”라며 “불매운동을 조장하며 적절한 가격을 지불하지 않으려하는 건설사들의 도덕적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다”고 성토했다.

반면 건설업체 측은 가뜩이나 건설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철근 값이 큰 폭 오르면 공사원가 부담이 가중돼 진퇴양난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게다가 악성 미분양사태와 경영악화로 국내 건설시장이 최악의 상황으로 돌입한 점을 감안하면 기초자재인 철근 가격의 대폭 상승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재윤 미담건축사무소 소장은 “최근 철근발주가 늘어나고 있어 공급중단 사태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문제는 철근 값 정산이 미뤄질 경우 유통사들이 자금난을 겪게 되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 대금결제 중단…영세 유통사만 죽어나

철근가격 인상을 놓고 건설업체와 철강업체간 줄다리가 지속되자 영세 유통사들 사이에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철근업계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건설업계는 수요자들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인상이라는 반박을 지속하며 양측의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최 소장은 이와 관련“건설업체와 제강사간 기 싸움이 팽팽해 9월 분 철근가격 조차 합의가 되지 않고 있다”라며 “이에 따라 유통사들에 대한 대금결제가 미뤄지고 있어 줄도산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번 사태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곳은 애꿎은 유통사들 뿐”이라며 “기존에는 건설사가 유통사에 철근가격을 적절히 맞춰주고 제강사와 철근가격 합의 이후 소급적용하는 방식을 취해 왔는데 이런 관행조차 사라지고 있어 유통사가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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