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태풍' 앞둔 은행권 '뒤숭숭'
'인사태풍' 앞둔 은행권 '뒤숭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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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말과 내년초 은행권 최고경영자(CEO)들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해당 금융기관들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벌써부터 후임인사 하마평이 무성한 가운데 해당 금융기관의 수장들도 연임 등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가 하면 금융기관들은 혹시라도 내부 분위기가 흐트러질까 단속에 나서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종휘 우리은행장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내년 6월 임기 만료를 앞둔 이 행장은 최근 자신을 둘러싼 `연임 불가론'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나서고 있다.

그간 금융권에서는 이 행장이 금융당국으로부터 경고 조치를 두 차례 받았기 때문에 연임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우리금융의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경영정상화 이행 약정 관리 규정' 18조에 따르면 금융기관 임원이 동일 금융기관에서 임기 중 경고를 2회 이상을 받으면 해당 금융기관의 임원으로 재선임돼서는 안된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해당 금융기관의 매각 절차가 진행되는 등 불가피한 이유로 예금보험위원회가 인정하면 재선임이 가능하다.

이 행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경고 조치는 수석부행장 때 1번, 은행장 때 1번으로 동일 임기 중에 모두 받은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금융지주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예외로도 인정된다는 주장도 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 행장이 내부적으로는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 현상)을 막고 외부적으로는 자신의 연임 가능성을 키우려는 움직임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또는 임기 만료 이후 다른 금융기관 수장으로의 이동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이 행장이 하나금융 김승유 회장 용퇴론을 언급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이 행장의 발언이 전해지자 일부 우리은행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 행장이 하나금융에 어퍼컷을 날렸다'는 반응이 나왔다. 그동안 우리은행 내부에서는 자산 규모 면에서 우리금융보다 훨씬 뒤처지는 하나금융이 우리금융을 인수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가 높았다.

하나금융지주는 내년 3월 지주 회장과 사장, 은행장 등 주요 경영진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최근 김 회장의 용퇴설이 제기되자 무엇보다 안팎으로 소문 단속에 집중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외부적으로 김 회장의 용퇴설을 거론한 우리은행 이 행장을 상대로 해명 등을 요구하는 보도자료를 낸데 이어 내부적으로 추가 소문이 나올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사실이 아닌 '~카더라'식의 조직적인 소문이 왜 나왔는지, 누가 이런 소문을 내는 지 등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2월20일 은행장 임기가 끝나는 기업은행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국책은행들은 CEO가 장기 집권하지 않고 매번 교체되기 때문에 별다른 동요는 없다"고 전했다.

다만 임직원들은 후임 기업은행장 선임이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일부 정부부처 개각과 맞물릴 가능성이 커 현재까지 후임자에 대한 윤곽이 좀처럼 드러나지 않고 있는데 대해 답답해하는 분위기다.

이외 금융공기업들 가운데 지난 9월초 이철휘 전 사장의 자진 사태로 최고경영자(CEO) 공백 상태인 자산관리공사(캠코)는 18일로 잡혀 있는 국정감사 준비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특히 캠코는 사장대행인 인 호 부사장을 비롯해 전 임직원이 이번 주말에도 출근해 국감 예행연습을 하기로 했다. 캠코 임원추천위원회는 전날 후임 사장 선출을 위한 공모를 마감하고 20일께 면접을 거쳐 내달초 신임 사장을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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