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업체들, 우유값 일제히 확 내린 까닭은?
우유업체들, 우유값 일제히 확 내린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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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 우유업체들이 갑자기, 일제히 가격을 확 내렸다. 우유값 인하율이 적게는 9%에서 많게는 14%에 달한다. 이같은 갑작스런 큰 폭의 우유값 동시인하는 이례적이다. 가격 '담합인상'의 반대어로서의 '담합인하'라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이 '배추값 파동'과 관련 최근 생활필수품의 가격을 조사해 국제시세에 비해 높으면 가격을 인하하라고 지시한 가운데 가격 담합으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로부터 고강도 조사를 받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한마디로 '보신용'이라는 얘기다.

우유업체들의 이번 가격인하 조치가 조만간 확정될 공정위의 가격담합 조사 결과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르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 본다면, 가격인하에도 불구 뒷맛이 개운치만은 않을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이다. 

14일 관련업계와 공정위 등에 따르면 서울우유는 지난달 10일부터 `1ℓ 우유'를 포함한 주요제품 4종의 가격을 160∼200원씩 평균 9.9%나 내렸다. 앞서 할인가로 판매하던 저지방우유 5종에 대한 할인율까지 감안하면 가격인하율은 평균 12.2%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어 남양유업도 지난달 17일부터 주요제품 6종에 대한 가격을 130∼400원(평균 10.1%)씩 내렸고, 매일유업 역시 이달 들어 주요제품 4종을 150∼424원(평균 13.9%)씩 값을 내렸다.

빙그레도 이달부터 주요제품 3종의 가격을 130원(평균 9%)씩 내렸다. 이들 4대 우유업체의 가격인하율은 9∼13.9%에 달한다.

올해 9월을 기준으로 채소류 가격은 전달에 비해 44.7%가 올랐고, 전체 소비자물가는 1.1%가 상승했다. 반면 우유값은 이들 업체의 가격인하 조치에 힘입어 전달에 비해 1.9%나 내리면서 하락세로 반전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우유값을 내린 빙그레와 매일유업의 가격인하 효과를 감안하면 이달말 기준 우유의 10월 물가지수는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우유 가격인하로 인해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직간접적인 혜택은 255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공정위의 계산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조만간 국제시세에 비해 가격이 높은 국내 생필품의 가격 동향을 인터넷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며, 주요 생필품에 대한 가격동향을 점검해 담합 등의 혐의가 있으면 현장조사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공정위는 우유업체의 가격담합에 대해 원칙적으로 조사해 제재한다는 게 방침이지만 우유업체들이 국민의 생활물가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자발적으로 가격인하에 나선 점을 이번 조사에 반영(선처)할 생각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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