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젊은 조직론', 연말인사 방향 제시?
이건희 '젊은 조직론', 연말인사 방향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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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적 발탁형 인사 가능성 제기
삼성 관계자 "창의적 조직문화 강조"..확대해석 경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2일 연말 인사를 앞두고 "조직은 젊어져야 한다"고 언급함에 따라 삼성그룹의 연말 인사가 어떤 구도로 단행될지에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회장은 멕시코 아카풀코에서 열리는 세계국가올림픽총연합회(ANOC)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출장길에 오르면서 "어느 시대이건 조직은 젊어져야 한다. 젊게 해야 한다"고 연말 인사구상을 밝혔다.

삼성전자 회장이면서 삼성그룹의 총수인 이 회장의 이번 발언을 놓고 삼성 안팎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12월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정기인사의 윤곽을 가늠케 하는 잣대임은 분명해 보인다.

재계에서는 일단 이 회장이 '젊은 조직'을 강조한 것으로 미루어 인사 내용 면에서 발탁형 인사가 많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섣부른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이 길게 부연 설명은 하지 않았지만 '창조경영'을 설파할 때나 '한국경제의 샌드위치 신세'를 거론할 때처럼 그의 화법은 고승이 화두를 던지는 것과 같이 짧은 말 속에 깊은 고민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단답형'의 언급이라도 예사롭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삼성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에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조직 문화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재작년과 작년에 비교적 큰 폭의 인사가 이뤄졌다"면서 이 회장의 이번 발언을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로 보는 것은 비약이 될 수 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실제로 삼성은 재작년 인사에서 61세 이상의 CEO를 퇴진시키고, 작년 인사에서는 50대를 사장단의 주력으로 포진하는 쇄신형 인사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삼성 사장단의 평균 연령은 2008년 61세, 2009년 54세, 올해는 53.7세로 낮아졌다.

그러나 올 연말 인사가 이 회장이 2년가량의 공백기를 거쳐 삼성그룹 경영 일선에 복귀하고 나서 처음 단행하는 정기인사라는 점에서 의외로 인사폭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다소 이완됐던 조직을 추스르고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한 인적 쇄신을 통해 조직을 다잡을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은 과거에도 전환기에는 세대교체형 인사를 통해 조직의 재정비를 꾀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후보 1순위인 이재용(42) 삼성전자 부사장의 사장 승진 가능성도 제기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해 말 전무에서 승진한 이 부사장이 올해 사장으로 승진하는 것이 다소 빠르게 여겨질 수 있지만 오너 2세나 3세의 경우 일반적인 승진연한이 큰 의미가 없기 때문에 조직을 젊게 한다는 취지에서 볼 때는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오너가의 일원인 이부진(40) 호텔신라ㆍ삼성에버랜드 경영전략 담당 전무와 이서현(37) 제일모직 전무가 한 단계 위로 전진배치될 가능성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 예상하는 것처럼 삼성전자의 경우 최지성 대표이사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할지도 관심사다.

연말 정기인사와 함께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 그룹조직 개편은 인사 폭과 내용에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이 이번에 강조한 젊은 조직론이 연말 인사에서 어떻게 표출될 지에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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