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바이코리아'…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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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외국인 국내주식 3조 7천억 순매수
달러약세에 대한 베팅…"기대치 낮춰야"

[서울파이낸스 김기덕 기자] 최근 외국인들의 '한국 주식 사랑'이 뜨겁다. 미국·중국 등 G2국가를 포함해 글로벌 선진국들의 실물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고개를 들고 있지만, 외국인들은 국내 상장주식과 채권 등을 적극적으로 사들이며 '바이코리아'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이같은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당분간 이어져 국내시장 유동성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지만, 현 시점이 펀더멘탈 기반이 아닌 유동성에 의한 통화 베팅인만큼 지나친 외국인들에 대한 기대는 금물이라고 지적한다.

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8포인트 상승한 1897포인트로 장을 시작해, 점차 상승폭을 늘려가며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1900선을 넘어섰다. 지난 2008년 5월 이후 장 중 처음 29개월 만에 1900선을 돌파한 것.

특히, 전날 미국발 훈풍과 일본이 기준금리를 '제로 금리' 수준으로 낮추는 등 글로벌 선진국가들의 경기부양 완화정책이 더욱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로 인해 증권사에서는 올해 연말 안에 코스피지수 목표치를 1950 ~ 2050포인트로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코스피지수가 외국인 베팅에 의해 상승랠리를 펼치고 있는 만큼, 외국인의 적극적인 물량유입이 식어버리면 증시는 급격하게 위축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준기 SK증권 연구원은 "경기에 기반한 자산간 포트폴리오 이동은 트렌드 적이고 지속성이 있지만, 지금은 경기 부양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선진국이 통화약세를 통해 수출을 부양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외국인이 장세를 이끌고 있는 동력은 달러약세에 대한 베팅"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은 주식보다 채권을 더 많이 사고 있고 글로벌 자산시장 흐름은 채권약세 vs 주식강세 국면이 아니라 동반 강세 국면이다"며 "달러약세 vs 개도국통화 강세 구도에 변화가 나타난다면, 외국인 매수는 약화되거나 역으로 매도로 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지난달 3조 7000억원이라는 순매수를 보이며 괴력을 발휘한 외국인들 중 대부분은 단기성향의 조세회피지역 투자자가 다수였다는 점 또한 이같은 우려를 가중시킨다.

우리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최근 주식, 채권, 원화의 트리플 강세는 유로존 크레딧 리스크에 대비 상대적으로 견조한 이머징 국가에 대한 풍선효과로 판단된다"며 "한국물에 대한 외국인의 선호가 주식보다는 채권이 보다 강하는 점을 볼 때,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의 급격한 변화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9월 중 국가별 외국인 순매수는 룩셈부르크 5544억원, 네덜란드 5025억원, 미국 4166억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순매수 상위 국가인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케이만아일랜드 등은 조세회피지역으로 분류된다. 김 연구원은 "이 지역 투자자들은 매수유일(Long-Only)보다는 현선물 차익거래의 순매수 금액이 대부분"이라며 "이같은 외국인들이 특정 업종이나 종목에 치중하기 보다는, 코스피 200내 시총 상위종목에 대한 전반적인 순매수를 보였을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또, 4분기 아시아에 대규모 주식 공급물량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으로의 자금 유입은 정체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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