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 야심작 ‘새희망홀씨’…빛 좋은 개살구?
은행연 야심작 ‘새희망홀씨’…빛 좋은 개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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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화 우려 여전, 은행 실무자 한숨만 깊어져

[서울파이낸스 김미희 기자] 은행권이 연 11~14% 금리를 적용하는 서민전용 대출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을 내달 선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여권에서 제기된 '은행 영업이익 10% 서민대출 의무화'의 법제화를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란 얘기다.

전국은행연합회는 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은행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사회를 열어 서민금융 지원활성화를 위해 은행판 햇살론인 '새희망홀씨대출'을 출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상품은 신용등급 5등급 이하로 연소득 4000만원 이하인 자 또는 연소득 3000만원 이하인 저신용·저소득 서민층을 대상으로 한다. 각 은행들은 전년도 영업이익을 고려해 매년 10%를 서민 대출 지원에 활용할 방침이다.

하지만 은행연 측이 이날 발표한 '새희망홀씨 도입 방안'은 '빛 좋은 개살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은행권 자율로 의무비율을 맞추겠다는 방향은 나왔으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정해져있지 않다. 이를 어길 경우 주어지는 패널티 또한 명확치 않아 은행권 안팎에서는 '지키나마나'한 규정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은행연 측은 "은행 내부 인센티브제가 도입될 것"이라며 "서민금융 취급 실적을 성과평가 지표(KPI)는 물론 감독당국의 은행 경영평가시에도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역시 강한 채찍이 되기에는 역부족이란 평가다. 서민대출 확대가 은행들의 실적악화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모럴해저드 방지를 위해 선별 지원해야하는 부분이 있는데 무조건 영업이익 10%라는 목표를 맞추라고 하면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서민대출 부실이 발생해도 대출담당자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을 경우에는 면책을 허용하고 있어 대출 부실화를 피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은행 실적악화와 대출 부실 가능성이 역력한데도 은행연 측은 사회공헌으로 이 모든 것을 미화하고 있다. 때문에 향후 각 은행 주주들의 이익 침해 논란 또한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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