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인수전…증권가, M&A바람 불까?
현대건설 인수전…증권가, M&A바람 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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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투자·HMC투자證, 현대증권과 합병 가능성 대두
현대證 "근거없는 루머" vs 증권가 "가능한 시나리오"

[서울파이낸스 김기덕 기자] 현대건설 인수전이 본격화되면서 증권사 M&A(인수합병)시장이 또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현대그룹 '알짜배기' 자회사인 현대증권이 시장의 매물로 출회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범 현대가 계열증권사인 하이투자증권과 HMC투자증권의 합병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각 해당증권사들은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증권업계에서는 가능한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며 이른바 '증권 빅뱅'을 앞두고 폭풍전야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현대건설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현대그룹 컨소시엄과 현대자동차그룹이 최종 참여의사를 밝히며 이번 현대건설 인수전이 '2파전'으로 압축됐다.

이 중 약 4조원을 상회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현대차그룹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상선을 둘러싸고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만약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고 현대건설이 보유중인 현대상선 지분 약 8%를 현대중공업에 넘길 경우, 현대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현대상선에 대한 범현대가의 지분율이 39.4%에 이르러 현대그룹을 위협할 수 있게 된다.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에 뛰어들면서 부족한 인수자금 확보를 위해 현대증권을 매물로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이미 수차례 흘러나왔다. 또한, 현대중공업이 현대상선 경영권을 갖게 되면 자사의 하이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합병이 가능해지며, 현대차그룹 산하 HMC투자증권과의 합병설 역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아직 우선 협상대상자도 선정되지 않은 마당에, 증권사 합병을 논하기는 이른감이 있지만 가능한 시나리오는 맞다"며 "무엇보다 안정적인 실적을 내왔지만 현대그룹 리스크로 '부침'을 겪어온 현대증권은 의미있는 대주주가 등장하면 여러모로 수혜를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증권 관계자는 "그동안 수년간 근거없는 M&A설에 휩싸이고 있다"며 "그룹사 측에서 결정하는 사항인만큼,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일축했다.

현대증권 입장에서는 현대건설 인수자 겸 채권단으로 나서 인수기업 평가 기준 정보공유 등 그동안 공정성 논란이 일었지만 채권단에서 현대건설 매각작업이 마무리될때까지 채권단 지위를 제한하기로 해 공정성시비에서도 자유로워진 입장이다.

현재 현대건설 주주협의회는 외환은행(지분율 약 8.7%), 정책금융공사(7.9%), 우리은행(7.5%), 국민은행(3.6%), 신한은행(2.9%), 농협(2.2%), 하나은행(1.4%) 등 9개기관으로 구성돼 있다. 현대증권 1%미만의 지분을 보유중이다.

한편, 외환은행 등 현대건설 채권단은 채권단이 보유한 현대건설 3887만9000주(34.88%)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채권단은 오는 11월 12일 본입찰을 실시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12월 말까지 본계약 체결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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