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올해 이동통신 ‘흐림’ 전망
모건스탠리, 올해 이동통신 ‘흐림’ 전망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1.2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조금 정책등 4가지 악재 결정적
미국의 투자기관 모건스탠리는 지난 한 해 한국의 이동통신 업체들이 놀랄만한 실적을 올렸으나 올해는 부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이동통신업계의 4가지 악재에 주목했다. 첫째는 단말기 보조금. 올해 부활될 것으로 보이는 단말기 보조금 지급 부활조치는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실적에 대한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3월에 정보통신부는 W-CDMA 단말기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허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CDMA 단말기는 제외될 것으로 보여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순익 증가를 억제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둘째는 W-CDMA 시행. 한국의 W-CDMA 조기 시행은 업체들의 자금부담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가입자 확보를 위해 업체들이 보조금 지급에 나선다면 W-CDMA의 수익률은 약화될 것이다. KT와 KTF는 3G 시장에서 SK텔레콤을 추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해 왔기 때문에 W-CDMA 시행을 통해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할 것이다. 게다가 정보통신부도 W-CDMA의 조기정착을 위해 인센티브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통신 업계의 세번째 악재는 번호이동성의 도입이다. 정보통신부가 최근 이동전화 번호(010) 통합 및 번호이동성 시차적용을 예정대로 실시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KTF와 LG텔레콤은 이를 SK텔레콤의 시장을 잠식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길 확률이 높다. 이 과정에서 KTF와 LG텔레콤은 다양한 보조금 정책을 취할 것이다.

비록 번호이동성 도입이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음을 세계 각지의 사례가 입증하고 있지만 보조금 정책과 연계되면 홍콩의 사례에서처럼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홍콩에서는 10~11%까지 해지율이 급격히 증가했고 이는 이윤율 저하로 나타났다. 6개 사업자 중 5개 업체가 가입자 유치비용의 증가로 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SK텔레콤 가입자들의 해지율이 높아질 수는 있겠지만 시장에서의 지배력만큼은 SK텔레콤이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우려되는 이동통신 업계의 악재는 정부 정책이다. 정보통신부는 이동통신 사업권자가 아닌 업체들도 제한된 범위 내에서 무선인터넷 사업을 할 수 있는 새로운 WLAN 라이선스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조치가 기존 사업자들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지는 않겠지만, EV-DO와 W-CDMA 시장의 상당부문을 가져갈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정보통신부는 KT의 L-M 접속료의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지난 해 세계 통신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한국 통신업체들에게는 2002년이 역사적인 해로 기억됐지만 올해는 그러한 순익증가를 지속시키기 어려울 것이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