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脫한국'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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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 상반기 매출 국내비중 감소세

대형 건설사들의 국내 매출 비중이 계속해서 줄고 있다.

전 세계적인 경기 회복세에도 국내 건설경기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을 우려한 건설사들이 해외진출을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현대건설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가 올해 상반기에 올린 매출 4조6천278억원 중 국내 부문은 2조2천847억원(49.3%)에 그쳤다.

불과 3년 전인 2007년만 해도 80.5%에 달했던 현대건설의 국내 사업 비중은 해가 갈수록 줄어 올해 상반기는 절반에도 못 미치게 됐다.

롯데건설은 올해 상반기 국내 부문의 매출 비중이 68.2%(1조2천262억원)로, 2008년 85.5%, 지난해 78.7%에 이어 역시 큰 폭으로 줄었다.

SK건설도 상반기 1조8천830억원 매출 중 국내 매출은 70%(1조3천33억원)선으로, 지난해보다 5%포인트가량 줄었다.

삼성물산은 올해 상반기 국내 매출 비중이 72.2%로 지난해보다 0.8%포인트가량 늘었지만, 2008년 79.8%에 비교해보면 감소세가 완연했다.

GS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도 삼성물산과 마찬가지로 국내 매출의 비중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지난해와 견줘보면 보합세를 유지했지만, 2007, 2008년과 비교하면 뚜렷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기준 10대 건설사 중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상반기 국내 매출의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난 곳은 포스코건설(68.9%→82.9%) 한 곳뿐이다.

이처럼 대형 건설사들의 국내와 해외부문 매출이 쌍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은 국내 건설 경기 침체가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세계 건설시장은 6조4천억달러 규모로 1.0% 성장이 예측됐지만, 국내 건설시장 규모는 민간건축과 주택공사 발주가 다소 늘어났음에도 공공부문의 토목공사 부진으로 지난해(118조7천억원)보다 1.4%가량 줄어든 117조원가량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국내업체의 해외수주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7.5% 증가한 364억4천만달러에 달하는 등 대형건설사들은 주택사업을 비롯한 국내사업의 비중을 차츰 줄이는 대신 해외사업 확장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또 10대 건설사 중 아직 해외에서 공사를 하지 않는 현대산업개발과 두산건설도 최근 해외 진출을 선언하고 곧 본격적으로 뛰어들 방침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국내 건설경기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자 건설사들이 경영상의 리스크를 줄이는 차원에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라며 "이같은 건설사들의 '엑소더스'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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