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형랩 최저가입액, 2000만원 vs 최소 1억
자문형랩 최저가입액, 2000만원 vs 최소 1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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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산투자·리스크 축소 위해 일정규모 필요
가입액 제한보다 시스템 마련 초점 맞춰야

[서울파이낸스 전보규 기자] 금융당국이 추진중인 랩어카운트의 최소가입금액 설정 방안을 두고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에서 추진 중인 랩어카운트 최저 가입 금액 설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최저 가입액은 1억원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문형랩어카운트 상품을 취급하는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1억미만 가입자 비중은 증권사별로 차이가 있었지만 대부분의 증권사는 50% 정도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1억 미만 가입자 비중이 10% 미만인 곳은 1개 증권사에 불과했다. 현재 증권사들이 설정한 최소 가입액은 3000만원~5000만원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랩어카운트 가입 금액이 낮아지면서 분산투자가 어려워지고 손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로 최소가입금액 설정 방안을 추진 중이다. 분산투자를 통해 손실위험을 줄이고 자문형랩의 본래 취지인 맞춤형 자산관리를 위해서도 일정규모 이상으로 가입 금액을 제한해야한다는 취지다.

최저가입액설정에 대해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금융당국과는 반대 의견을 가진 경우가 다수를 이룬 가운데 최소가입액을 설정해야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모 증권사 랩운용부 관계자는 "어떤 기준으로 1억원미만이면 맞춤형 자산관리와 분산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이 어렵다고 주장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현재 주가수준과 시장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2000만원이면 충분히 자문형랩 상품의 취지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금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최저 가입액을 설정하고 상품을 만들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코스피지수가 2000을 돌파할 때까지는 2000원~3000만원으로도 전혀 무리가 없으며 5000만원 정도면 상당기간 동안 아무 문제 없이 운용할 수 있는 규모"라고 말했다.

반대로 최소 1억원은 있어야 포트폴리오를 제대로 구성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모 증권사 랩운용 관계자는 "1억원 미만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제대로 운용할 수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투자자의 성향과 목적에 맞게 투자하면서 분산투자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최소 1억원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랩어카운트의 정착을 위해서는 최저가입액설정보다 랩어카운트 상품 및 시장의 시스템화에 초점을 맞춘 방안이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 증권사 랩운용부장은 "금융당국이 랩어카운트 시장의 과열양상을 우려해 개선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최저가입액설정액을 1억원 수준으로 올리는 조치는 이제 막 정착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랩어카운트 시장의 싹을 잘라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랩어카운트가 펀드에 비해 규제가 적기 때문에 위험이란 상품이란 인식을 하기에 앞서 같이 투자자 보호와 리스크 감소를 위해 필요한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규제가 거의 없기 때문에 위험한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증권사별로 위험관리 규정을 갖추고 있어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안정적인 운용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소가입금액을 높이는 것보다는 위험관리를 위한 가이드 라인 마련과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증권사 랩운용 관계자들은 랩어카운트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 맞춤형 자산관리를 원하는 투자자들의 니즈 변화를 꼽았고 최소가입금액을 3000만원~5000만원 수준으로 낮춘 것은 랩어카운트 시장 활성화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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