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총리 김태호, 깜짝카드 혹은 히든카드?
40대 총리 김태호, 깜짝카드 혹은 히든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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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년전 김종필 총리이후 두번째...박근혜 '대항마'?

[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8일 오후 신임 국무총리에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내정하는 등 장관급 9명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또 정무와 대북관계 등을 담당하는 특임장관에는 '정권의 2인자'로 불리는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이 내정됐고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는 이주호 교과부 차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는 신재민 문화부 1차관이 승진 기용됐다.

농림수산부 장관에는 유정복 의원, 보건복지부 장관에는 진수희 의원, 고용노동부 장관에는 박재완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지식경제부 장관에는 이재훈 전 지경부 차관이 내정됐으며 국무총리실장에는 임채민 전 지경부 1차관 , 중앙노동위원장에는 정종수 전 노동부 차관이 인선됐다.

이밖에, 차관급인 국세청장에는 이현동 국세청 차장, 법제처장에는 정선태 '대일항쟁 강제동원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 위원장이 내정됐다

이번 개각은 총리와 함께 16개 부처(특임장관 포함) 가운데 7개 부처 장관이 교체되고 장관급 2명(총리실장, 중앙노동위원장)이 바뀌는 중폭으로 이뤄졌다.

이번 개각의 백미는 아무래도 40대 국무총리 탄생이다. 김태호 국무총리 내정자는 올해 48세. 지난 1971년 박정희 대통령의 3공화국 당시 45세였던 김종필 전 자유민주연합(자민련) 총재가 11대 총리로 임명된 뒤 39년만의 40대 총리 탄생이라는 의미가 있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번 내각 개편은 6.2 지방선거와 7.28 재보선 등을 통해 드러난 당정청 전반에 대한 쇄신요구를 적극 수용하고 소통과 통합을 바탕으로 친(親)서민 중도실용 중심의 국정운영 기조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 신임 총리 내정과 관련 "새로 구성될 3기 내각은 농민 출신의 입지전적인 인물인 40대 전 도지사를 총리 후보자로 선임한데서 나타나듯이 한마디로 '소통과 통합의 젊은 내각'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김 총리 후보자는 지역,세대,계층간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내각에 활력과 역동성을 불어넣어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국정운영을 주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40대 총리발탁을 바라보는 정치권안팎의 시선 역시 각별하다. 그가 최연소 지사(경남지사)에 이어 40대 총리에 오르면서 차기 대권주자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 아니냐는 것. 이와관련,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독주 체제의 여권 대권 구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관점에서 본다면, 김 총리 발탁이 4대강 사업 등 원활한 국정현안 추진을 염두에 둔 '깜짝카드'라기보다는 차기 대권구도까지를 고려한 심모원려에서 나온 정치적 '히든카드'가 아니겠느냐는 섣부른 분석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만약, 그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항마로 성장할 경우, 박 전 대표와 김종필 전 총리와의 관계 등을 감안할때 하나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김태호 신임국무총리 내정자는 누구?

그는 한마디로 요즘엔 보기드문 자수성가형 입지전적 인물이다. 농촌 소년에서 국회의원 보좌관을 거쳐 최연소 광역단체장에 올랐고, 이번 개각에서 '40대 총리'로 선임되면서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경남 거창출신인 김 내정자는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중학교 졸업 후 농사를 지을 생각이었지만 "농약병에 적힌 영어 정도는 읽어야 한다"는 부친의 말에 따라 거창공고에 진학했다고 한다.

서울대 재학시절 아버지와 절친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측근 김동영 전 장관 집에서 하숙을 했던 것이 어깨너머로 정치에 눈을 뜨는 계기가 됐다. 김 전 장관의 집은 김 전 대통령의 대표적인 사조직인 민주산악회 본거지였고, 이곳에서 김 내정자는 정치 거물들을 만나고 김 전 대통령 집에도 드나들며 정치를 배웠다.

대학 졸업 후 14대 총선을 앞두고 고향 대선배인 이강두 당시 민자당 후보 캠프에 들어가 금품 수수 사건으로 구속된 이 후보의 옥중당선을 이끌어 냈다.

고향에서 초대 도의원을 지냈으며 2002년 지방선거에서 40세의 나이로 거창군수에 당선됐다. 2년 후 당시 김혁규 경남도지사가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지사직을 사퇴하자 보궐선거에 도전했다. 예상을 깨고 당내 예선을 통과했으며 42세의 나이로 최연소 광역단체장에 당선됐으며 거침없이 재선까지 성공했다.

김 총리 내정자는 2003년 12월 김혁규 전 의원이 경남지사를 사퇴하고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김 전 의원을 비난하는 글을 발표해 관심을 모았었다. 그 뒤 2004년 6월 경남지사 재보선에 한나라당으로 출마해 당선했다.

그는 경남지사로 재임할 때 남해안 개발 내용을 담은 '남해안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4대강 정비사업에 적극적이었다. 그는 한때 '낙동강 운하'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2008년 7월 8월 "정부가 운하라는 이름 때문에 이를 포기하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이 문제는 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낙동강 주변은 매년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역"이라며 "운하라는 물길을 열어 환경은 물론 인명을 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 내정자는 남북교류사업에도 관심을 보여 왔다. 그는 경남지사 재임시 '평양 장교리 소학교 건립'과 '경남통일딸기 생산' 등 남북교류사업을 벌였다. 경남도는 2006년부터 '통일딸기' 사업을 벌였는데, 북한 평양에 있는 온실에서 딸기 묘종을 가져와 밀양과 사천의 농가에 분양하고 이를 재배해 딸기를 생산하도록 했다. 거기에 붙은 이름이 '통일딸기'다.

또 김 총리 내정자는 2007년 90여 명으로 구성된 '경남도민대표단'과 함께 국내 최초로 민항기를 이용해 김해공항∼평양 순안공항 루트로 방북길에 오르기도 했다. 2008년 9월 평양 장교리에 소학교를 건립했는데, 경남지역에서 20여 만 명이 10억 원을 모아 이루어졌던 것.

김 총리 내정자는 한때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을 받았으나 검찰은 '무혐의 내사 종결' 처리했다. 김 내정자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아왔고,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기도 했다. 대검찰청은 지난 1월 "해외 거주 중인 참고인 등을 조사한 결과 혐의가 드러나지 않았다"며 '무혐의'로 수사를 종결했다.

김 내정자는 경상남도 지사로 있을 때 집무실에 한반도 지도를 거꾸로 걸어 놓은 '일화'로도 유명하다. 

김 총리 내정자는 경상남도 도지사(2004년 7월~2010년 6월)를 연임한 후 3선 연임 도전이 예상됐지만, 지난 1월 25일 불출마를 선언해 세간의 관심을 끌었었다. 경남지사를 퇴임한 뒤 지난 7월 10일 양가 부모를 모시고 중국을 거쳐 백두산에 다녀오기도 했다.

고향에서 거창농림고를 거쳐 서울대를 나와 서울대 강사를 지낸 그는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사회정책실장(1995~1997년)을 지낸 경력도 있다. 교육학 박사인 그는 <농촌사회문제론> <농촌지역사회개발론> 등의 저서를 펴내기도 했다.

부인 신옥임씨와 1남1녀.

△경남 거창 △서울대 대학원(교육학 박사)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시 친선대사△▲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사회정책실장 △제6대 경남도의원 △거창군수 △경남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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