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빅뱅'…한화-푸르덴셜證 통합 '이상無'?
증권가 '빅뱅'…한화-푸르덴셜證 통합 '이상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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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위탁, 자산관리 시너지로 리테일강화
"오는 2015년 증권업계 5위권 도약" 선언
리서치·임원 등 대규모 인원 감축 우려

[서울파이낸스 김기덕 기자] 한화증권과 푸르덴셜투자증권이 내년 3월로 예정된 최종합병을 앞두고, 대형증권사로의 도약을 위한 막바지 준비작업에 분주한 모습이다. 양사는 주력사업이자 강점인 주식위탁과 자산관리영업의 시너지 극대화로 2015년까지 증권업계 5위권 도약을 선언하며 업계 내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합병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 등 '한지붕 두집 살림'을 차리기 위한 적잖은 진통이 따르며 통합작업이 순탄치만은 않은 모양새다.

18일 한화증권에 따르면 푸르덴셜증권 리서치센터와 법인영업부서는 지난 달 28일 한화증권 여의도 한화증권에 새 둥지를 틀었다. 앞으로 푸르덴셜증권의 IT부서, 경영기획실 등 모든 부서들이 한화증권으로 순차적으로 옮겨 내년 3월까지 이전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푸르덴셜증권 인수가 완료되면 현재 자기자본 기준 업계 12위인 한화증권은 자기자본 1조원 이상, 지점수 130개 이상으로 몸집이 커지게 된다. 펀드판매잔액과 운용자산규모도 각각 13조원, 22조원으로 업계 5위권 이내로 안착하게 된다.

한화증권 이용호 사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푸르덴셜투자증권 인수로 리테일 네트워크가 강화돼, 상위 증권사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그동안 취약했던 지점 네트워크가 전국 지점망을 확대되는 양적 증가뿐만 아니라 기존 주식 위탁영업 역량에 푸르덴셜투자증권의 강점인 고객 자산관리역량(채널ㆍ영업인력ㆍ고객 등)을 강화, 리테일 부문에서도 강점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푸르덴셜투자증권도 펀드상품 판매에 치우쳤던 영업전략에서 벗어나 한화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소매채권ㆍ랩ㆍ주가연계증권(ELS)ㆍ신탁 등 다양한 금융상품으로 영업을 확대해 상당한 시너지를 창출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같은 행보로 최근 푸르덴셜증권과 한화증권은 금융상품 공동마케팅 일환으로 상장지수펀드(ELF)와 스텝다운(StepDown)형 ELF(주가연계펀드) 2종을 출시했다. 앞으로도 양사는 통합에 따른 시너지를 고려해 공동 상품출시를 다방면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통합작업에 따른 구조조정 등 진통 역시 만만치 않게 노출되고 있다. 특히, 지난 달 푸르덴셜증권에서 한화증권으로 먼저 자리를 옮긴 리서치센터 내부에서 이같은 움직임이 감지된다.

같은 업종 내 두명의 애널리스트가 존재할 시 업무의 비효율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다수 애널리스트가 합병 전 퇴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서치센터가 이직이 잦은 자리인 점을 감안해도, 합병을 앞두고 자리 이동이 빈번해지며 시장의 눈길을 끌고 있다.

푸르덴셜증권 리서치센터에서는 올해 들어서만 5명의 애널리스트가 퇴사했다. 지난해 말 14명이던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한화증권으로 옮겨갈 당시 9명으로 줄어들었고, 현재는 12명의 애널리스트가 리서치센터에 재직중이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현재 한화증권의 애널리스트들과 업무영역이 중복되고, 전원 계약직이라 현 지위도 불투명한 상태다.

한화증권 관계자는 "현재 매크로 담당을 포함해 리서치에 총 12명의 푸르덴셜증권 애널리스트들이 같이 일하고 있다"며 "부당한 인력조정을 막기 위해 연공서열순으로 담당 애널리스트를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한 한화증권 역시 소수의 애널리스트들이 투자정보쪽이나 스몰캡 분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에서는 이직에 따른 압박은 없었고, 본인의 의사에 따라 이번 이동이 이뤄졌다고 설명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갑작스런 인원확충에 따른 불안감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더욱이 푸르덴셜증권은 최근 영업직 임원 등 대거 명예퇴직이 이뤄지며 인력 구조조정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합병에 따른 조직슬림화로, 당연한 수순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합병 전 수차례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라고 선언한 만큼 이를 바라보는 곱지 만은 않다. 또한 이로 인해 일선직원으로까지 구조조정이 확산돼, 합병에 따른 퇴출 칼바람이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감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푸르덴셜증권 관계자는 "임원들이 소수 이직한 것은 사실이지만 개별 지원에 따른 명예퇴직이 이뤄진 것일 뿐, 합병에 따른 구조조정 차원의 움직임은 아니다"라고 반박하며, "내부적으로 직원들이 앞으로 업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차원의 불안감은 있지만, 회사를 점차 키우고 있는 만큼 직원들의 사기도 전혀 저하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증권은 지난 달 1일 인수대금 3400억원을 지급하고 푸르덴셜투자증권이 한화증권의 자회사, 푸르덴셜자산운용을 손자회사로 편입했다. 하지만 내년 3월로 예정된 통합작업 완료를 앞두고 적잖은 진통을 겪으며 합병에 따른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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